한국일보>

강윤주 기자

등록 : 2017.11.22 17:19
수정 : 2017.11.22 21:03

이진성 “양심적 병역 거부, 엄중히 받아들여야”

헌재소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등록 : 2017.11.22 17:19
수정 : 2017.11.22 21:03

“임신 후 일정 기간 내에는 허용”

낙태죄 부분 폐지도 긍정적 입장

인사말부터 詩 낭송하며 여유도

野 “큰 흠 없다” 인준안 통과될 듯

이진성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22일 오전 국회 본청에서 열린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인사청문특위에 출석해 질의에 답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이진성 헌법재판소장 후보자는 22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양심적 병역 거부를 인정하고, 낙태 죄를 부분 폐지 하는데 긍정적 입장을 밝혔다.

두 사안 모두 헌법재판소의 기존 판결과 엇갈리는 입장이어서 헌재의 방향전환이 주목된다. 여야는 이날 청문회를 마치자 마자 ‘적격’ 의견을 담아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채택했다. 헌재소장 후보자에 대한 청문보고서가 청문회 당일 채택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24일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서 인준안도 무난히 통과할 것이란 관측이다. 이로써 박한철 헌재소장이 퇴임한 지 10개월 만에 헌재소장 공백 사태가 해소될 전망이다.

이 후보자는 이날 특별한 개인 신상 논란 없이 진행된 청문회에서 우리 사회의 다양한 이슈를 망라한 질문에 비교적 차분하게 소신을 밝혔다. 특히 앞서 두 차례 헌재 선고에서 헌법 합치 판결이 내려진 양심적 병역거부자 처벌 법 조항에 대해 “인간의 자유 중 가장 기본이 되는 양심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처벌을 감수하는 상황을 엄중하게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위헌에 가까운 입장을 조심스럽게 드러냈다. 이 후보자는 이어 “남북한이 대치하는 상황을 두고 국가안보가 중요하니까 어렵다는 주장이 있다”며 “(그러나) 아르메니아에서는 다른 나라와 전쟁하는 중에도 대체복무를 허용한 사례가 있다”고 우회적으로 양심적 병역 거부에 전향적 입장을 표시했다.

이 후보자는 낙태죄 폐지 논란에도 전향적 입장이었다. 낙태죄 폐지 찬반과 관련한 질문에 이 후보자는 "태아의 생명권과 임신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조화시키는 방법이 있다"며 “미국 연방대법원이 했듯이 (임신 후) 일정 기간 내에는 낙태를 허용하는 방향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임신한 여성이 어쩔 수 없는 사정으로 낙태를 선택하게 될 수 있는데, 그런 것을 태아의 생명권과 충돌하는 것으로만 볼 것이 아니고 두 가지를 조화롭게 하는 방법이 있지 않느냐”면서 태아의 생명권과 여성의 자기결정권이 충돌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자는 공무원의 정치활동을 금지한 현행 법률과 관련해서도 표현의 자유를 보장해야 한다는 취지로 수정 의견을 제시했다. 헌재는 3년 전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 보장을 내세워 정치활동 금지를 합헌 결정한 바 있다. 그러나 이 후보자는 “공무원이 자기 근무 시간이 아닌 주말 등에 정치적 의사 표현을 한다든지 하는 부분에 대해 문제가 되면 새로운 판단도 가능할 것이다”고 밝혔다.

다만 이 후보자가 성범죄자 신상 공개와 관련해 인권 침해 문제를 우려하며 제시한 소수 의견은 논란이 됐다. 이 후보자는 “다른 범죄에 비교해 성 범죄는 재범율이 낮다”는 이유로 형평성 문제를 제기했지만 여야 의원들 사이에서 “성범죄에 너무 관대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날 청문회는 후보자를 둘러싼 여야의 공방도 없이 비교적 차분하게 진행됐다. 여야가 동성애 이슈 등을 두고 정면 충돌했던 지난 6월 김이수 헌재소장 후보자 청문회와는 딴판이었다. 이 후보자는 인사말부터 김종삼 시인의 ‘누군가 나에게 물었다’는 시를 낭송하며 여유를 보였고, 야당 의원들도 “큰 흠이 없다”거나 “겸손하다”고 후보자의 도덕성을 추켜세웠다.

강윤주기자 kkang@hankookilbo.com 현지호 인턴기자(성균관대 경영학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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