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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물갈이 공천, 정치 정화 계기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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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물갈이 공천, 정치 정화 계기 되기를

입력
2016.03.1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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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10일 정청래 윤후덕 강동원 등 현역 의원 5명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앞서 문희상 유인태 등 중진을 포함한 의원 10명을 탈락시킨 데 이어 현역의원들을 줄줄이 공천에서 걸러낸 것이어서 공천개혁이라 할 만하다. 특히 이번에 공천에서 탈락한 의원들 가운데는 막말과 의원 갑질, 근거 없는 발언 등으로 정치ㆍ사회적 물의를 빚었던 의원들이 들어 있다. 일부 의원들의 일탈이 당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갉아먹고 정치 혐오를 불러일으킨 주요인이 됐다는 점에서, 제1 야당의 체질개선 의지가 엿보인다. 앞으로 남은 공천 과정에서도 친노와 비노 등 계파 안배에 기대지 말고, 국민 눈높이에 맞춘 공정한 잣대를 들이댈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에 비하면 새누리당의 공천개혁은 하기는 하고 있는지가 의심스러울 정도다. 현재까지의 공천 내용은 국민의 기대에 제대로 부합하는 것으로는 비치지 않는다. ‘정신차리지 않으면 훅 간다’는 구호와 달리 여당으로서의 위기감이나 혁신 의지를 찾아보기 어렵다. 새누리당도 같은 날 2차 공천 명단을 발표했지만 현역 의원 탈락자는 없었다. 1차 공천 대상자 발표 당시 김태환 의원을 제외하고는 현역 의원들이 대거 단수 추천을 받거나 경선에 그대로 나가게 됐다.

현역 의원 물갈이가 공천개혁의 핵심 지표일 수는 없지만 참신한 신인 등용을 통한 정치분위기 쇄신이란 점에서 중요한 가늠좌일 수 있다. 가뜩이나 공천 원칙의 훼손과 모호한 기준 등으로 비판을 받아 오면서도, 새누리당이 여전히 4.13 총선을 안이하게 여기는 것 아닌지 의심스럽다.

더욱이 살생부 파문과 예비후보 사전 여론조사 유출 등 불미스런 일들이 잇따라 벌어지는 것을 보면 친박과 비박의 권력 투쟁에 공천 개혁이 표류하고 있다는 느낌마저 든다. 무엇보다 김무성 대표에 대한 막말로 큰 물의를 빚은 친박계 핵심 윤상현 의원 문제에 대한 적극적 처리 의지를 찾아볼 수 없다. 총선을 앞두고 지나치다 싶을 만큼 후보 도덕성을 내세운 지난 19대 총선과는 너무 다른 모습이다. 친박계나 윤 의원의 처신도 이해하기 어렵다. 입이 열 개라도 할말이 없는 사안을 놓고 ‘정치 음모’라느니, ‘하늘을 우러러 부끄러움이 없다’느니 하며 ‘물타기’를 하는 모양새부터 그렇다. 앞세워야 할 것이 당인지, 계파와 개인인지가 분간이 되지 않는다.

19대 국회가 사상 최악의 국회라는 손가락질을 받아 온 만큼 이번 총선은 과거 어느 때보다도 여야 후보의 자질과 품성, 전문성 등에서 국민의 평가가 갈리게 마련이다. 여야가 공천 개혁에 더욱 애써야 하는 이유다. 정치 정화의 계기로 삼기에도 공천만한 기회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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