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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日·인도 업체들도 텃밭 협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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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日·인도 업체들도 텃밭 협공

입력
2014.11.24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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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화·엔화 약세로 가격 경쟁력, 인도는 기술력 대신 싼값 승부수

해외 건설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을 위협하는 건 중국 만이 아니다. 유럽, 일본, 나아가 인도까지 무섭게 공세를 펴고 있다.

최근 가장 눈에 띄는 건 건설업의 전통적인 강자인 유럽 업체다. 유럽 경기 악화가 장기화하는 데다 유로화 약세로 가격경쟁력이 높아지면서 지리적으로 가까운 중동 지역 등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올 6월 말레이시아 국영 석유회사 페트로나스가 발주한 ‘라피드 정유 프로젝트’ 수주전이 대표적이다. 총 9개 패키지로 수주액이 200억 달러에 달해 국토교통부가 해외건설 플랜트 수주지원단을 파견 보낼 만큼 공을 들였지만, 결과는 스페인 TR사의 승리로 돌아갔다. 한국기업은 수주전에서 아무 의미가 없는 2위를 차지했다.

지난 10월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에서 발주한 쿠라이스 유전 확장 사업 역시 아깝게 우리 건설사들이 유럽에 수주를 넘겨준 사례이다. 30억 달러 규모로 파악된 이 공사에 현대건설 등 정유 관련 경험이 풍부한 국내 대형사들이 대거 참여했지만 16억 달러로 가장 낮은 가격을 적어낸 이탈리아 사이펨사가 낙찰업체로 선정됐다. 9월 아랍에미리트 아드코가 발주한 알다비야 3단계 원유생산시설 프로젝트 입찰에서도 이탈리아의 테크니몽이 GS건설, SK건설, 대우건설 등 국내 업체들을 제치고 낙찰됐다.

이런 영향으로 스페인의 경우 지난해 전 세계 건설 수주 점유율 14.7%로 기존 1위 중국을 따돌리는가 하면 프랑스(9.3%), 독일(8.6%) 등도 한국(7.8%)보다 높은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대림산업 관계자는 “중동은 유럽 건설사들에게 앞마당과 다름 없을 정도로 가까운 곳이어서 경기가 좋지 않은 국내시장을 대신해 적극적으로 세를 넓히고 있다”며 “그에 비해 국내 건설사들는 해외시장에서 지난해 1조원이 넘는 손실을 기록해 운신의 폭이 줄어 유럽 업체들이 손쉽게 낙찰에 성공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일본 업체들도 위협적인 존재로 떠오르고 있다. 기술력은 한국보다 앞서지만 가격에 밀려 입찰에 뛰어들지 못하다 엔저 덕에 가격경쟁력이 높아지자 올 들어 본격적으로 수주전에 뛰어드는 모습이다. 올 초 말레이시아에서 진행된 1조원 규모의 석유화학 플랜트 공사 입찰에서 일본 3대 엔지니어링업체로 꼽히는 지요다화공건설은 국내 대표 건설사들을 제치고 수주에 성공하기도 했다.

인도는 ‘제 2의 중국’으로 불린다. 기술력은 한 수 아래지만 저가 공세를 통해 한국 업체들을 위협하고 있기 때문이다. 인도 업체들은 인프라와 플랜트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주요 공략지역인 중동·북아프리카(MENA)시장의 점유율이 6%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올라갔다. 국내 업체들의 점유율이 15%인 점을 감안하면 무시 못할 존재로 성장한 것이다. 실제로 인도업체들은 올 들어 카타르 정유플랜트(10억달러), 오만 가스 압축시설(6억5,000만달러) 등을 잇따라 수주했다. 김운중 해외건설협회 진출지원실장은 “유럽과 일본은 환율 효과로 눈을 낮추고 중국에 이어 인도까지 저가공세로 나서면서 한국 기업들이 사면초가에 놓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양홍주기자

유환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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