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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간 설계기술 25억원어치 빼돌린 반도체 회사 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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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간 설계기술 25억원어치 빼돌린 반도체 회사 직원

입력
2016.12.26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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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10년 가까이 영업비밀과 제품을 빼돌려 수십억원을 챙긴 반도체 회사 직원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중견 반도체 제조업체 M사의 설계자료 등을 유출해 25억원의 부당이득을 올린 혐의(영업비밀보호법 위반 등)로 회사 기술영업부장 김모(51)씨와 수석연구원 한모(54)씨 등 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6일 밝혔다. 김씨가 부인 명의로 세운 반도체 개발 법인도 함께 입건했다.

M사는 생산설비가 없는 소규모 반도체 설계업체의 주문을 받아 제작과 판매를 대행해 왔다. 김씨는 이 회사 기술영업부에서 2007년부터 일하며 일감을 주문 받는 역할을 했다. 하지만 그는 주문수령과 제작ㆍ공급 권한을 가진 점을 악용해 업체에서 받은 설계정보 등 영업비밀을 개인 이메일로 빼돌린 뒤 해외 업체에 불법 판매했다.

2008년에는 아예 부인 명의로 반도체 개발회사인 N사를 설립해 동료 한씨를 이사로 앉혔다. 이후 반도체 웨이퍼(반도체 직접회로의 원료인 실리콘 원판) 주문이 들어 오면 M사가 만든 제품을 몰래 팔아 치우거나 완제품을 테스트용으로 조작해 가로채는 수법으로 23억원을 챙겼다. 2014년 8월에는 M사의 영업비밀인 최신 반도체 설계자료를 빼돌려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이 주관한 사업에 응모, 국가보조금 1억5,000만원을 타내기도 했다.

김씨 일당의 범행은 올해 4월 업무체계 전환을 계기로 대대적 정비에 나선 M사가 웨이퍼 수량이 맞지 않은 점을 수상히 여겨 경찰에 신고하면서 10년 만에 덜미를 잡혔다. 김씨는 혐의 일체를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김씨가 M사에서 관련 업무를 혼자 담당한데다 전체 생산량에 견줘 극히 적은 물량을 지속적으로 빼내 쉽게 적발되지 않았다”며 “기술유출 사례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허경주 기자 fairyhk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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