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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박 시승기] 현대차 시승 센터에서 G70 타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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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박 시승기] 현대차 시승 센터에서 G70 타보니

입력
2017.10.11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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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일 인천에 있는 현대차 시승 센터에서 G70을 시승했다. 사진=조두현 기자
지난 10일 인천에 있는 현대차 시승 센터에서 G70을 시승했다. 사진=조두현 기자

요즘 현대차가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지난달 20일 출시된 제네시스 G70은 8일 만에 3,000대나 계약됐다. 지난달까지 총 386대가 소비자에게 전달됐고, 지금 계약하면 빨라야 2주 정도 기다려야 받을 수 있다. G70은 포털 사이트 자동차 일간 검색어에서도 항상 맨 위에 자리하고 있다. 명절 때 친척과 친구들을 만났을 때도 혹시 G70을 타봤느냐는 질문을 많이 들었다. G70의 이 열기는 당분간 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타봤다. 현대차는 전국 주요 거점에 시승 센터를 운영 중이어서 차를 타보는 건 그리 어렵지 않다. 물론 날짜와 트림 등 원하는 입맛에 꼭 맞추긴 어렵지만, 잠재 고객이 차를 충분히 경험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건 잘한 일이다. 시승할 동안 ‘카 마스터’라고 부르는 직원이 옆자리에 동승해 차에 대해 친절하게 설명도 해준다.

시승차는 2.0 터보 슈프림 트림으로 기본 가격은 3,995만원인데, 옵션 이것저것을 넣으니 4,000만원 후반대로 가격이 훌쩍 뛴다. 시승차엔 반자율주행 기능이라고도 부르는 액티브 세이프티 컨트롤 2, 컴포트 패키지, 컨비니언스 패키지, 렉시콘 오디오 시스템, 네바퀴굴림 HTRAC 등이 포함돼 있다.

G70의 실내. 브라운 톤의 나파 가죽 시트와 알루미늄 패널이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만든다
G70의 실내. 브라운 톤의 나파 가죽 시트와 알루미늄 패널이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만든다

실내를 들여다보니 퀼트 모양으로 고안된 갈색 나파 가죽 시트가 시선을 압도한다. 시트의 톤이 밝으면 관리는 어렵겠지만 실내 분위기를 한층 산뜻하게 만들어준다. 시트의 퀼트 모양 패턴과 언뜻 과하게 느껴질 정도로 실내 곳곳을 두른 알루미늄 패널이 고급스러운 라운지에 앉아 있는 듯한 느낌을 준다. 국산 차에서 이렇게까지 실내에 알루미늄을 사용한 차가 또 있을까?

2년 전 시승한 메르세데스 벤츠 C 63 AMG(좌)와 제네시스 G70(우)의 실내. 어딘지 모르게 닮은 구석이 있다
2년 전 시승한 메르세데스 벤츠 C 63 AMG(좌)와 제네시스 G70(우)의 실내. 어딘지 모르게 닮은 구석이 있다

G70엔 몸무게와 키 등의 정보를 입력하면 알아서 적절한 시트 포지션을 맞춰주는 기능이 있다. 본의 아니게 처음 보는 카 마스터 앞에서 키와 몸무게를 커밍아웃하고 정보를 입력하니 시트의 전기모터가 바삐 움직였다. 하지만 평소에 시트를 앞으로 바짝 당기고 최대한 낮춰 앉는 습관 때문인지 G70이 제안한 위치는 높고 운전대와 멀게 느껴졌다. 내 취향에 맞게 다시 조정할 수밖에.

G70의 뒷자리는 여유롭진 않으나 못 앉을 정도로 불편하지도 않다
G70의 뒷자리는 여유롭진 않으나 못 앉을 정도로 불편하지도 않다

뒷자리는 여유로운 편은 아니다. BMW 3시리즈나 메르세데스 벤츠 C 클래스의 뒷자리에서 느꼈던 약간의 답답한 느낌을 그대로 닮았다. 그런데 애초 뒷자리가 여유롭게 기획된 차가 아니니 이걸로 차를 깎아내릴 수는 없다. 이 가격대에서 뒷자리가 넓은 세단은 많다. 센터 콘솔 컵홀더의 은빛 테두리는 왠지 여심을 공략하기 위한 장치로 느껴진다.

주행 모드는 스마트, 에코, 컴포트, 스포트, 커스텀 중 선택할 수 있다. 스마트 모드에선 차가 주행 상황을 파악해 알아서 적절한 주행 모드를 맞춰준다. 시승이 아닌 일상이라면 스마트 모드만으로도 안정적인 주행을 즐길 수 있다. 컴포트 모드에선 기대 이상의 편안한 승차감을 보여주었다. G70의 캐릭터가 아무리 스포츠 세단이라고 해도 프리미엄의 성격까지 품고 가겠다는 의지가 돋보이는 대목이다.

고속화도로에 진입하자 스포트 모드로 돌리고 가속 페달을 힘껏 밟았다. 약간 머뭇거리는 변속기가 아쉬웠지만 차는 곧바로 튀어나갔다. 질주하는 느낌이 묵직하고 안정적이다. 3시리즈나 C 클래스의 날렵한 느낌과는 확연히 다르다. 탑재된 2.0 터보 엔진은 6,200rpm에서 최고출력 252마력을 내뿜는다. 스포츠 패키지를 적용하면 255마력으로 올라간다. 코너를 돌아나갈 때도 날카롭다기보다 듬직하게 몸을 놀린다. 우퍼 스피커를 통해 들려오는 엔진음이 박진감을 더한다. 이 엔진음의 강도는 설정 메뉴에서 조절할 수 있다. 인위적이긴 하지만 생각보다 어설프지는 않고 엔진회전수와 잘 어우러져 오르내린다.

가장 궁금했던 액티브 세이프티 컨트롤은 안정적으로 잘 작동한다. 시속 60㎞ 이상에서 속도를 설정하면 자동으로 앞차와의 거리를 조절하며 스스로 가는데 여기에 스티어링휠 조정이 더해졌다. 심하게 꺾이는 도로를 제외하곤 스스로 차선을 지키며 달린다. 가속페달을 밟을 필요도, 스티어링휠을 잡을 필요도 없지만 동승한 카 마스터는 안전을 위해 손을 운전대 위에 올려 놓길 권했다.

시승 시간이 길지 않아 아쉬움이 남긴 하지만 차의 상품성이나 주행감은 기대 이상으로 긍정적이다. 스포츠 세단의 성격이 강하지만 젊은 층부터 중장년층까지 안을 수 있도록 품이 넓은 차다. 내가 타도 만족스럽고 부모님이 타도 어색하지 않다.

차의 개성이 약한 게 안타깝긴 하지만 다음을 기대해본다. 어찌 보면 G70은 제네시스의 창세기와도 같은 차다. EQ900과 G80은 기존의 모델을 답습해 브랜드를 얹었지만, G70은 제네시스 브랜드가 처음부터 총력을 다해 만든 차다. 독일 3사가 주름 잡는 중형 스포츠 세단 시장은 렉서스 IS와 재규어 XE조차도 이렇다 할 화끈한 성과를 거두지 못한 시장이다. 여기에 G70이 세대를 거듭하며 어떻게 시장을 장악해갈지 궁금해진다.

조두현 기자 joec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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