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과 친분… 수차례 靑 방문
대통령, 실 사업 해외진출 지원 가능성
김씨 부인ㆍ정호성 사업 관련 통화
鄭, 특혜 제공 핵심적 역할한 듯
최순실씨 단골 의사 김영재씨 부부가 ‘의료계 비선실세’라는 의혹이 점차 사실로 밝혀지고 있다. 김씨 부부가 청와대 핵심 참모진, 나아가 박근혜 대통령과 직접 소통하며 사업 지원을 요청한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15일 김씨 측, 의료계 등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에서 성형외과의원을 운영하던 김씨는 2013년 4월 최씨를 처음 만났다. 박 대통령 초대 주치의인 이병석 세브란스병원장이 두 사람을 연결해줬다. 김씨는 그 해 11월 최씨에게 절개가 필요한 성형수술을 했고, 이후에도 성형시술용 실을 이용한 시술을 했다. 최씨는 올해 8월까지 136회에 걸쳐 김씨 의원에서 진료를 받는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왔다.
최씨와의 친분을 바탕으로 김씨는 2014년 2월부터 수 차례 부부 동반으로 청와대를 찾아 박 대통령과 면담했다. 부인 박채윤씨는 김씨가 개발한 성형시술용 실을 판매하는 와이제이콥스메디컬 대표를 맡고 있다. 김씨는 14일 국정조사 청문회에서 “대통령이 (내가 개발한) 실에 대해 먼저 물어보는 등 우리에 대해 너무나 많이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김씨 부부가 실의 국내 시판 허가를 받은 2014년 9월 전후로 국내외 판촉에 적극 나선 점을 감안하면 박 대통령과의 면담에서 해외진출 지원 등 사업 관련 민원이 오갔을 가능성이 크다. 실제 첫 면담이 이뤄진 2014년 2월 조원동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은 와이제이콥스메디컬의 중동 진출을 도와줄 컨설팅회사를 김씨 측에 소개해주는데, 조씨는 “대통령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조씨 후임인 안종범 전 경제수석 역시 김씨 부부를 적극 지원했다. 김씨는 청문회에서 “2014년 안 수석을 만나 중동 진출 제안서를 설명한 바 있다”고 증언했다. 지난해 3월 대통령 중동 순방 당시 김씨 부부가 경제사절 자격 없이 동행해 왕실 및 정부 유력인사를 만난 배경과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안씨는 와이제이콥스메디컬이 서울대병원에 실 납품을 추진하던 이듬해 8월 회사 대표이자 김씨 부인인 박씨와 오병희 당시 병원장 등 양측이 만난 자리에 동석하기도 했다.
여기에 특검은 박씨가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과 나눈 대화 내용을 정씨의 휴대폰 녹음파일을 통해 입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비서관은 최씨와 박 대통령의 소통창구 역할을 해온 청와대 핵심 참모로, 두 사람은 사업 관련 민원성 내용으로 통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씨가 사업상 특혜를 얻는데 남편 김씨 이상으로 역할을 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와이제이콥스메디컬 관계자는 “사모님(박씨)이 주변에 아는 사람이 많아 영업을 주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개인 의원에 소규모 회사를 운영하는 김씨 부부에게 정권 차원의 전폭적 지원이 따른 이유를 두고 여러 추측이 돌고 있다. 김씨가 비밀리에 박 대통령의 미용성형 시술을 전담해왔다는 의혹도 그 중 하나다.
이훈성 기자 hs0213@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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