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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공룡’ 삼성은 총수 부재 위기 버텨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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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공룡’ 삼성은 총수 부재 위기 버텨낼까

입력
2017.02.20 18: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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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ㆍ모바일ㆍ가전 3각 편대

전문경영인들이 호실적 이끌어

내달 선보일 갤럭시 S8 기대감

S&P 등 국제신용평가사들

올해 우수한 영업실적 유지 예상

권오현 부회장 전면 안 나설 듯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된 지난 17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로비에 직원들이 오가고 있다. 류효진 기자 jsknight@hankookilbo.com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된 지난 17일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사옥 로비에 직원들이 오가고 있다. 류효진 기자 jsknight@hankookilbo.com

이재용(49) 삼성전자 부회장 구속으로 큰 위기를 맞고 있는 삼성그룹의 앞날이 국내는 물론 세계적인 관심사로 부상했다.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삼성의 뿌리가 쉽게 흔들리지 않을 것이란 예측과 미래 경쟁력이 약화될 것이란 우려가 교차하는 가운데 그룹의 기둥인 삼성전자의 역할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20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삼성그룹 59개 계열사 전체 매출의 절반에 해당하는 매출 201조원에 영업이익 29조원을 기록한 국내 1위 기업이다. 지난해 삼성그룹 상장사 16개사 중 삼성전자를 제외하면 영업이익 1조원을 넘긴 기업은 삼성생명과 삼성화재뿐이었다. 그룹 상장사 연간 전체 영업이익이 32조원인 것을 감안하면 사실상 ‘삼성전자=삼성’이다. 게다가 삼성전기 삼성디스플레이 삼성SDI 삼성SDS 등 계열사들의 사업과 실적도 삼성전자에 맞물려 있다. 총수 부재 위기 상황에도 삼성전자만 건재하면 단기적으로 그룹이 받을 타격을 최소화할 수 있는 셈이다.

삼성전자의 반도체ㆍ디스플레이(DS), 정보기술ㆍ모바일(IM), 소비자가전(CE) 삼각 편대는 부문별 전문경영인들이 호실적을 이끌고 있다. 지난해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노트7 단종으로 IM부문이 주춤하긴 했지만 내달 29일 미국과 유럽에서 최초 공개하는 갤럭시S8이 제 몫을 해주면 올해 삼성전자의 실적은 정상 궤도를 따라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소액주주들의 반발로 불확실성이 있었던 미국 최대 전장기업 하만 인수합병(M&A)도 지난 17일(현지시간) 하만 주주총회에서 안건이 통과되며 삼성의 경영 공백 우려를 날렸다.

주가도 반등했다. 이날 삼성전자 주식은 전 거래일보다 2.11% 오른 주당 193만3,000원에 장을 마쳤다.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는 “반도체 사업의 탄탄한 수익성을 바탕으로 삼성전자가 올해 우수한 영업실적을 유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앞서 지난 17일 피치와 무디스도 비슷한 전망을 내놓았다.

이 같은 삼성전자의 중요성을 감안하면 최지성 미래전략실장과 함께 총수 대행으로 거론되는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이 그룹 전면에 나설 가능성은 희박하다. 삼성전자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권 부회장은 당장 이달 28일 예정된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반도체 백혈병 피해자 청문회, 다음달 말 열릴 정기 주주총회에 전력을 다해야 하는 상황이다. 두 현안 모두 삼성전자의 올해 진로를 결정하는 중차대한 자리다. 삼성 관계자도 “그룹에서 전자의 역할이 절대적이라 권 부회장이 총수 대행을 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검 기간 연장이란 변수에 따라 달라질 수 있지만 적어도 이 부회장에 대한 1심 선고 결과가 나오는 5월 말까지는 계열사별 최고경영자(CEO)들이 중심이 되는 비상경영체제가 삼성그룹을 지탱할 전망이다. 따라서 지난해 연말부터 지연된 사장단 인사도 5월 전 단행은 요원해졌다. CEO들은 22일 예정된 수요 사장단 회의도 취소하고 당분간 경영 현안에 집중할 방침이다.

다만 미국 여론조사기관 해리스폴이 발표한 올해 미국 내 기업 평판지수 조사에서 3년 연속 10권에 이름을 올리다 49위로 추락한 것은 삼성전자에 뼈아프다. 갤럭시노트7 단종과 이 부회장 특검 수사의 영향으로 풀이되는데, 글로벌 시장에서 한번 떨어진 브랜드 이미지를 다시 올리는 것은 매우 어렵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이경묵 서울대 교수는 “단기적으로는 삼성이 흔들리는 일이 생기지 않겠지만 미국이나 일본 기업들에 없는 삼성만의 빠른 의사 결정과 실행력, 즉 ‘속도경영’의 장점을 찾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김창훈 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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