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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규모 니카라과 운하, 물거품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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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규모 니카라과 운하, 물거품 되나

입력
2016.04.0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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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운하 공사 반대 시위에 참여한 농민들이 니카라과 국기를 흔들고 있다. 후이갈파(니카라과)=AP 연합
지난해 6월 운하 공사 반대 시위에 참여한 농민들이 니카라과 국기를 흔들고 있다. 후이갈파(니카라과)=AP 연합

태평양과 대서양을 연결하는 500억 달러(약 58조원) 규모 대운하 건설 프로젝트가 미궁으로 빠져들었다. 2013년 중국 사업가 왕징(王靖)이 중미 니카라과 정부와 손잡고 대륙을 관통하는 길이 273㎞ 규모의 ‘니카라과 운하’를 건설하겠다고 선언한 후 지난해 착공에 들어갔지만 사업체의 자금난과 환경파괴를 우려하는 주민들의 반발로 2022년 준공 계획이 무산될 위기에 처한 것이다.

4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파나마 운하(77㎞)보다 3배 더 길고 최대 수용선박 규모(25만 톤)에 있어서도 2배 이상 큰 니카라과 운하 사업이 거대한 암초를 만나게 됐다고 보도했다. NYT는 “대운하 사업은 100년여 동안 지속되어온 파나마 운하의 독점시대를 마감하고 니카라과 경제발전은 물론 5% 이상의 세계 해상 물동량을 감당할 것으로 기대됐다”라며 “하지만 최근 중국 증시 폭락으로 100억 달러에 달했던 왕징의 재산 80%가 증발하면서 사업은 물거품이 될 위기에 처했다”고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지난해 초 첫 삽을 뜬 운하 기공식 현장은 한가롭게 풀을 뜯는 소들로 가득하며 다니엘 오르테가 니카라과 대통령은 최근 수개월 동안 공식 석상에서 운하에 대한 언급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 중남미에서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중국 정부의 의도 아래 진행된 사업이라는 이유로 준공에 대한 기대치가 높았지만 현지 전문가들은 “자금난에 부딪힌 왕징의 계획은 사실상 좌절됐다”는 부정적인 판단을 앞다퉈 내놓고 있다.

운하의 폭이 230m에 달할 예정이어서 니카라과 현지에선 처녀림과 수자원이 크게 훼손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NYT는 “생태계 보고인 열대우림을 파괴해 막대한 환경비용을 초래할 것이란 전망이 확산되고 있다”라며 “사업을 총괄하는 홍콩니카라과운하개발(HKND)이 헐값에 토지를 매입한다는 소문이 돌면서 농민들의 운하 반대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원준 인턴기자(고려대 정치외교학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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