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국민의당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17일 박근혜 정부의 비선실세로 지목된 최순실씨 의혹과 관련, “우리나라 권력 서열 1위는 정유라, 2위는 최순실인 것 같다”고 말했다. 최씨의 딸인 정씨는 이화여대 입학 및 학업에 얽힌 갖가지 특혜 의혹에 휩싸여 있다.
박 위원장은 당 비상대책회의에서 “최씨의 딸 정유라를 위해서 우리나라가 가장 자랑하는 명문대학 이화여대의 학칙이 바뀌고, 학교에 나오지 않아도 학점을 받았다”며 “또 정유라를 데리고 K스포츠 재단에서 10여명이 승마를 위해 독일까지 동행하는, 이루 말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K스포츠 재단이 정씨의 독일 전지훈련 숙소를 구해주기 위해 최소 두 차례 직원을 현지에 파견한 의혹이 추가로 공개됐다.
박 위원장은 “국정감사가 끝나더라도 상임위와 본회의에서 미르ㆍK스포츠 재단과 정유라, 최순실 등 모든 의혹을 국민 앞에 밝혀야 한다”며 “만약 이번 국회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예산이 법정 기일 내에 통과할 수 있겠나“고 반문했다. 그는 내년 1월 임기가 끝나는 헌법 재판소장의 청문회와 국회 인준 표결도 제대로 되기 어렵다는 입장까지 내놨다.
국민의당은 당 차원에서도 최씨 모녀에 대한 공격에 가세했다. 장진영 대변인은 논평에서 “정유라씨는 아마도 역대 최연소 의혹 덩어리에 등극할 것”이라며 “박 대통령이 걱정한다고 말하는 이 땅의 청년들은 정씨와 같은 금수저들의 반칙과 부정으로 가슴에 피멍이 들고 있다”고 꼬집었다. 장 대변인은 “최씨 모녀가 이 땅의 청년들에게 절망과 좌절을 줬다면 박 대통령은 성역 없는 철저한 수사를 지시해야 당연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혼잎 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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