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까톡2030]“적성, 미래에도 통할 직업인지부터 생각해야”

알림

[까톡2030]“적성, 미래에도 통할 직업인지부터 생각해야”

입력
2015.11.12 04:40
0 0

전문가들, “불안정한 노동시장이 근본문제… 패자부활전 위한 사회안전망 갖춰야”

201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이틀 앞둔 10일 오후 경기 수원시 효원고등학교에서 열린 수능 장도식에서 고3 학생들이 수능 소망 풍선을 날리고 있다.
201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이틀 앞둔 10일 오후 경기 수원시 효원고등학교에서 열린 수능 장도식에서 고3 학생들이 수능 소망 풍선을 날리고 있다.

작년 수학능력시험 최고령 응시자의 나이는 81세였다. 예나 지금이나 만학(晩學)을 향한 열정은 그 자체로 아름답지만 2030 세대들이 다시 수능이란 출발선에 서는 현상은 단순한 열정으로만 포장하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입시 위주 교육으로 적성을 찾을 기회가 적었다는 점, 불안정한 노동시장으로 직업의 만족도가 떨어지고 있는 점 등이 복합적으로 얽혀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진단한다.

심현덕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간사는 “고등학교 때 적성을 찾지 못하면 대학에서도 전공 만족도가 높지 않고 취업을 해도 전공이 도움이 안 되는 경우가 많다”며 “결국 정규 교육이 입시와 취업을 위한 경쟁 위주로 가면서 개인의 적성을 찾지 못해 생기는 문제”라고 분석했다.

늦깎이 수험생 대부분이 의사, 교사 등 전문직을 꿈꾼다는 점에서 취업시장에서 원인을 찾아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이나영 중앙대학교 교수는 “젊은층의 취업이 전반적으로 하향 평준화되면서 현재 직장에 만족하지 못하고, 이 직업을 계속할 수 있을까 하는 불안감이 생기다 보니 차라리 안정적 미래가 보장되는 대안을 찾아 나서는 것”이라고 말했다.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단기간 성과를 내야 하는 늦깎이 수험생들은 사교육에 의존하게 되고, 그만큼 개인적 비용부담, 사교육 시장 팽창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것이다. 수년 간 쌓아온 사회 경력이 사라진다는 점에서 사회적 손실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이나영 교수는 “결국은 사회가 해결해주지 못하고 있는 문제를 개인이 자신의 잘못이나 노력 부족으로 생각하고 위험을 떠안고 있는 상황”이라고 판단했다.

현재 괜찮아 보이는 전문직이 미래에도 유망한 직업일 지에 대한 심사숙고도 필요하다. 백승대 영남대 교수는 “의사의 경우, 수련의까지 11년이 필요한데 그 때도 의사가 과연 안정적인 직업일지, 경쟁에서 이길 수 있을지 등을 생각해 보면 오히려 현재의 직업에서 돌파구를 찾아보는 게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교육 제도 개편을 해법으로 제시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심현덕 간사는 “적성을 찾을 시간을 주는 차원에서 현재 중학교에서 시행중인 자유학기제를 확대 실시하거나 적성을 늦게 찾더라도 전환할 수 있도록 대학의 전과제도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와 함께 현행 의학전문대학원이나 약학전문대학원처럼 수능을 통하지 않더라도 전문직으로의 진출이 가능한 방향으로의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있다.

백승남 교수는 “직장을 그만두거나 잃는다고 해도 자신이 만족할 수 있는 새로운 직업을 빠르게 찾을 수 있는 사회안전망을 갖추는 것이 근본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환구기자 redsun@hankookilbo.com

김주리 인턴기자(건국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3)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