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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배달 알바도 간접고용 확산… '많이ㆍ빨리' 덫 얽매여 고달픈 나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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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배달 알바도 간접고용 확산… '많이ㆍ빨리' 덫 얽매여 고달픈 나날

입력
2015.05.23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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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배달이 늦어서 주문을 취소하면 자비로 메워야 돼요. 돈 벌려면 무조건 빨리, 많이 뛰어야 해요. 그럼 신호도 위반하게 되고 사고도 더 많이 나죠.”

10대 청소년들이 많이 종사하는 배달 알바에도 간접 고용의 그림자가 번지고 있다. 배달 어플리케이션이 확산되는 과정에서 배달 알바 노동자와 음식점 사이에 배달 대행 업체가 끼어든 것이다. 김민수 청년유니온 위원장은 “전체 외식 매출에서 배달 비율이 커지다 보니 배달을 하지 않는 음식점은 살아남을 수 없는 구조가 됐다”며 “규모가 작아 독자적인 배달시스템을 갖추지 않은 식당들이 주로 중간에 배달대행 업체를 끼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식업체나 식당 주인들은 배달 노동자를 직접 고용하지 않고 대행업체에 맡겨 인건비를 줄이는 방법을 택했다. 이제 배달 알바 청소년들은 과거처럼 식당 홀에 있다가 배달이 생기면 갖다 주고, 다시 가게로 돌아오는 것이 아니라 배달대행 업체 사무실로 출근하고 배달 콜이 들어오면 배달을 나간다.

이들은 시급을 받지 않고 배달 수수료를 챙기게 된다. 예를 들어 수수료가 2,000원이라면 배달 알바 노동자가 2만원짜리 피자를 피자 집에서 자비 1만8,000원으로 사다가 손님에게 2만원을 받는 식이다. 김 위원장은 “배달 알바 노동자는 파견업체에 소속돼 배달 업무를 대행해준다는 의미에서 파견계약직 성격을 갖지만 시급 형태가 아니라 배달 건수 당 돈을 번다는 점에서 특수고용노동자 성격도 갖는다”고 말했다.

얼마나 빨리, 많이 배달하느냐에 따라 임금이 결정되는 업종 특성상 안전에도 매우 취약하다. 사고 위험은 더 커졌지만 정작 사고가 났을 때 이를 책임질 사용자를 가리기 애매해 보호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지난해 12월 펴낸 ‘청소년 아르바이트 실태조사 및 정책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직접고용 비율이 가장 낮은 업종은 오토바이 배달(88.2%)과 연회장 서빙(88.8%)이었다. 실제로 이들 업종에서 간접고용 비율이 높다는 얘기다.

권영은기자 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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