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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외국인 유학생 10만 시대 체계적 관리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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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외국인 유학생 10만 시대 체계적 관리 아쉽다

입력
2016.03.1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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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주춤하던 외국인 유학생 증가율이 다시 오름세로 돌아서 ‘외국인 유학생 10만 명 시대’를 눈앞에 뒀다. 법무부에 따르면 국내 체류 중인 외국인 유학생은 1월 기준 9만5,134명이다. 지난해 동월 대비 12.1% 늘었다. 외국인 재적학생이 1,000명을 넘어선 대학도 15곳이나 된다. 정부가 2023년 외국인 유학생을 20만 명까지 늘리겠다며 각종 지원책을 강구 중이어서 이 같은 증가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수도권을 제외한 대다수 지방대학은 세계 최저 출산율에 따른 학령 인구 감소로 정원 유지와 재정 운용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부 지방대학은 외국인 유학생이 줄어들 경우 문을 닫아야 할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 학생 수 감소로 위기에 처한 대학을 살리기 위해선 외국인과 해외동포 유학생 유치가 불가피하다. 문제는 그간 교육당국과 대학들이 유학생 유치에만 열을 올렸지 체계적 교육 프로그램 마련 및 학사관리 대책에는 소홀했다는 점이다.

국내로 유학을 오는 외국인 중에는 아시아, 아프리카 등 후진국 출신이 많다. 당연히 이들의 빠른 정착을 돕기 위한 한국어 연수 프로그램과 영어 강좌 개설, 기숙사 등 생활편의시설 확충과 같은 세심한 지원대책이 요구된다. 하지만 상당수 대학들이 교육내용의 질적 개선이나 체계적 학사관리는 뒷전인 채 유학생 수를 늘리는 외형 경쟁에만 치중해 온 게 현실이다. 이로 인해 한국 학생들과의 마찰, 유학생 간의 문화적 갈등이 노출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본보 14일자 12면).

지금처럼 무분별하게 외국인을 불러들이는 데 급급한 유학생 정책으로는 한류에 기댄 한국 유학 열풍을 이어가기 어렵다. 실제 외국인 유학생들 사이에는 비싼 등록금에도 불구하고 한국어 연수 프로그램이나 영어 강좌 수준이 형편없다는 불만이 팽배하다. 지방의 열악한 문화 현실과 수준 이하의 강의 내용에 실망해 1, 2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가거나 대학을 옮기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제 양적 성장 전략에서 벗어나 한국어 배우기나 산업체 취업 등 유학 목적에 맞게 외국인을 유치하는 한편, 중도 탈락 문화 부적응 등의 문제를 해소할 관리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정부의 대학평가 중 국제화 평가기준도 지금은 외국인 교수나 교환학생 비율, 영어강좌 비중 같은 정량적 지표에만 의존하는데, 실제 강의의 질과 외국인 유학생의 만족도, 중도 탈락률 등 정성적 지표도 반영하는 방향으로 바꿔야 한다. 무엇보다 고등교육의 질을 높여 국제경쟁력을 갖춘 대학을 육성하는 게 관건이다. 그래야 우수한 외국인 인재들이 자발적으로 국내 대학을 찾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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