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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들의 '행복한 외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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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들의 '행복한 외출'

입력
2015.12.0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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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장애인 사업장인 ㈜행복누리 직원들이 4일 충북 청주시 상당구 골목길에서 형편이 어려운 가정에 연탄을 배달하고 있다. LG화학 오창공장 제공.
LG화학 장애인 사업장인 ㈜행복누리 직원들이 4일 충북 청주시 상당구 골목길에서 형편이 어려운 가정에 연탄을 배달하고 있다. LG화학 오창공장 제공.

LG화학 장애인 사업장 ㈜행복누리

어려운 이웃 찾아 ‘사랑의 연탄’

4일 오후 충북 청주시 상당구의 한 달동네 골목길. 연탄이 배달됐다는 소리에 한달음에 골목길로 뛰쳐나온 박모(79)할아버지는 언뜻 놀라는 표정을 지었다. 연탄을 배달하러 온 이들이 거동이 불편하고 말을 잘 하지 못하는 장애인들이었기 때문.

하지만 연탄을 나르는 힘든 작업 중에도 이들은 시종 웃음꽃을 잃지 않았다. 월셋방에서 부인(76)과 단둘이 살고 있는 박 할아버지는 “장애를 갖고 있으면서도 더 어려운 사람을 도우려는 분들 덕분에 어느 해보다 따뜻한 겨울을 보낼 것 같다”고 고마워했다.

박 할아버지에게 따뜻한 겨울을 선물한 이들은 LG화학 장애인 사업장인 ㈜행복누리(대표 이기영)직원들이다. 이날 행복누리 직원 30여명은 형편이 어려운 세 가구에 연탄 600장을 직접 배달했다.

앞서 행복누리는 사단법인 ‘징검다리’를 통해 청주지역 불우 이웃에 연탄 4,000장을 후원했다.

행복누리는 LG화학이 장애인 고용을 통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한다는 취지로 2013년설립한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이다. 현재 165명의 직원이 LG화학 오창ㆍ청주공장, 대전기술연구원에서 카페 운영, 환경미화, 세차 등 일을 하고 있다. 이 사업장은 직원의 61%인 101명이 신체ㆍ정신적 장애를 갖고 있는데, 이중 76명은 중증 장애인이다.

행복누리 장애인 직원은 모두 정규직이다. 사규에 저촉되는 사안이 발생하지 않는 한 정년퇴직이 보장된다. 능력만 된다면 비장애인 근로자와 똑같이 승진의 기회가 주어진다. 직장 내에서 장애인과 비장애인 간 거리감도 없다. 서로 한데 어울려 대화하고 휴식을 즐기며 소통한다.

이런 좋은 환경 속에서 행복누리 직원들은 저마다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행복누리 장애인 직원들은 이런 행복감을 혼자 독차지하지 않았다. 지난해 ‘행복나눔 봉사단’을 꾸려 사회복지시설 위문, 사랑의 연탄 기부 등 나눔 활동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 10월에는 장애인 복지시설인 청애원(청주시 흥덕구 옥산면)을 찾아 청소를 하고 생활 필수품을 전달했다. 특히 일부 직원은 자신보다 더 도움이 필요한 원생들과 함께 주변을 산책하며 즐거운 한 때를 보냈다.

LG화학 오창공장내 행복누리 카페에서 근무하는 김민철(가명ㆍ21ㆍ지체장애 3급)씨는 “회사와 동료들의 따뜻한 관심 덕분에 즐겁게 일하고 있고 커피머신 엔지니어가 되는 꿈도 생겼다”며 “이런 관심과 사랑을 같은 처지의 장애인들과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덕동기자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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