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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스탕스 영웅 러 니콜라이 바세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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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지스탕스 영웅 러 니콜라이 바세닌

입력
2014.12.09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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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대전 당시 프랑스 레지스탕스에 가담해 독일군과 싸웠던 구 소련 적군 장교 니콜라이 바세닌(사진)이 8일(현지시간) 95세로 격동의 삶을 마감했다. 바세닌은 레지스탕스투사로 활약할 무렵에 사랑했다 헤어진 프랑스 여인이 숨졌다는 사실을 뒤늦게 안 뒤 수 개월만에 숨졌다.

1941년 나치 독일군에 포로가 됐다 43년 10월 프랑스의 수용소를 탈출해 항독 투쟁을 벌였던 바세닌은 조국으로 돌아간 직후 반역혐의로 체포돼 굴라그(구 소련 강제노동수용소)에서 장기간 갇혀 지내는 등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다. 수용소를 빠져 나와 프랑스의 농촌 게릴라 조직에 투신한 그는 25명 정도를 이끄는 지휘관으로 올라섰고, 이 무렵 상관이었던 제라르 모노의 딸 잔느와 사랑에 빠졌다. 바세닌은 상관인 모노에게 딸과의 결혼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

2차대전 종전을 몇 달 앞둔 45년 봄 흑해의 항구도시 오데사로 돌아오자마자 비밀경찰에 붙잡혀 굴라그에서 수형생활을 한 뒤 시베리아에 유배됐다. 형기가 끝날 무렵 수형자들의 노역장을 방문한 여성 지질학자와 결혼했다.

91년 복권된 그는 항독 투쟁의 공로를 인정받아 프랑스 정부로부터 최고 영예인 레종 도뇌르 훈장을 받았다.

죽기 몇 년 전부터 잃어버린 연인 잔느를 찾아 헤맨 그는 지난해 “기필코 그녀를 찾아야 한다. 나는 93살이다. 더 기다릴 이유가 없다”며 상봉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바세닌이 말년을 보냈던 스베들로프스크의 예브게니 쿠이바세프 주지사는 “조국을 위해, 위대한 승리를 위해, 살아있는 모든 사람들을 위해 투쟁한 사람이었다”고 기렸다.

배성재기자 passi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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