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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더민주 비대위, 눈앞의 험로를 헤쳐나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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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더민주 비대위, 눈앞의 험로를 헤쳐나가야

입력
2016.01.2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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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27일 김종인 선거대책위원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 들어갔다. 각각 3인인 원내ㆍ외 위원 등 모두 일곱 명으로 구성된 비대위는 비교적 합리적이고, 전문성도 갖춘 인사들이 고루 포진한 것으로 보인다. 더민주의 새로운 지도부로서 현재의 위기상황을 수습, 4.13 총선의 선전을 기약하는 것이 비대위의 1차적 책무다.

‘비대위 정당’이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잇따라 비대위 체제가 들어선 바 있지만, 김종인 위원장 체제가 맞은 도전과 과제는 새롭다. 사실상의 분당 사태에 따른 당내의 흉흉한 분위기부터 다잡고, 계파이익에 충실한 체질을 혁파하는 동시에 공천 잡음을 최소화해야 할 무거운 책무를 지고 있다.

대체로 중립적 인사로 구성된 비대위가 당 운영과 공천 과정의 반발을 이겨내고 혁신을 이끌어낼 역량을 갖췄는지는 당장 판단하기 어렵다. 문재인 전 대표가 이날 사퇴하면서 “혁신 없이 총선 승리, 정권 교체가 어렵다고 생각하는데도 달라지는 건 어려웠다”고 토로했듯, 체질 개선과 혁신 과정에서 당내 계파ㆍ기득권 세력의 저항과 반발이 거셀 게 뻔하다. 정체성 스펙트럼이 넓어지고, 개인의 정치를 앞세우는 의원들의 행태에 비추어 총의를 모아가는 일도 쉬운 게 아니다. ‘무지개 정당’이니 ‘개작두론’이니 하는 말이 우연한 게 아니다.

눈앞에 닥친 총선에서 선전해야 하는 과제에 비춘 비대위의 당면 과제는 국민의 신뢰, 특히 집권당과 야당에 동시에 비판적인 중도층의 신뢰를 끌어낼 수 있는 당 체질 개선이다. 단기적으로 선거구 획정과 쟁점법안 처리를 둘러싼 여야 갈등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풀어낼 수 있느냐에 성공 여부가 달려있다. 그 마지막 기회가 비대위에 주어진 만큼 합리적 판단과 조정 능력이 주목된다.

무엇보다 총선 후보 공천은 국민의 눈에는 당 혁신의 시금석으로 비치기 십상이다. 지난 총선에서 여당에 참패한 것으로 평가된 인재 영입 못잖게 계파 기득권 세력의 물갈이가 그래서 중요하다. 당장 더민주의 원내 소장파 그룹은 정치 갑질과 막말 금지를 포함한 정치 혁신 10개항을 요구하고 있다. 이 두 가지 문제야말로 여야를 막론하고 국민의 정치 혐오를 초래한 악습이었던 만큼 비대위가 깊이 새겨들어야 한다. 기존의 혁신위가 내놓았던 하위 20% 현역의원 물갈이 방침이 얼마나 제대로 적용되는지를 지켜보는 국민도 적잖다.

김종인 위원장은 강한 카리스마를 가진 것으로 평가되지만, 역으로 독선적이라는 말도 들을 만하다. 이런 점에서는 합리적이고 포용적인 리더십으로 당내 잡음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고, 그래야 수권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는 초석을 쌓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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