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인터넷은행 첫 깃발 꽂자" 바빠진 증권사들
알림

"인터넷은행 첫 깃발 꽂자" 바빠진 증권사들

입력
2015.06.24 17:05
0 0

미래에셋·대신·KDB대우증권 등 금융자본 계열 증권사들 적극적

9월 1차 설립 인가 신청엔 산업자본 '4% 규제' 적용

ICT기업 등 비금융권 참여 제한, 은행권 주도적 참여도 쉽잖아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위한 증권업계의 발걸음이 분주하다. 최근 당국의 사업자 선정 방침 발표에 따라 증권업계는 인터넷은행 설립 경쟁에서 확고한 우위에 섰다는 자신감이 충만한 상황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연말로 예정된 1차 설립인가에서 ‘제1호 인터넷전문은행’ 타이틀을 거머쥐려는 업계 내부경쟁이 본격화하는 형국이다.

증권업계 “인터넷은행 설립 고지 선점”

24일 금융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현재 최소 5, 6개 증권사가 인터넷은행 1차 설립인가 신청을 목표로 컨소시엄 구성 및 사업모델 개발에 착수한 상황이다. 같은 2금융권에서 인터넷은행 진입의 잠재적 경쟁자로 꼽히는 보험ㆍ저축은행 업계가 여전히 관망하는 자세를 보이는 것과 대조되는 발 빠른 움직임이다.

증권업계의 적극적 행보를 뒷받침하는 것은 판세에 대한 낙관적 전망이다. 지난 18일 당국은 은산분리 규제(산업자본의 은행 지분율을 4%로 제한) 완화를 추진하되 그 전후로 사업자 선정 절차를 따로 진행하는 ‘투트랙 일정’을 제시했다. 이에 따라 연내 진행될 1차 인가(9월 접수, 12월 1~2곳 선정) 때는 현행 규제가 그대로 적용돼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등 비금융자본 참여가 제한된다. 당국은 또 “은행의 주도적 참여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1차 인가 대상을 사실상 제2금융권으로 좁혔다. 증권사 입장에선 ICT 기업과 은행이라는 최대 적수를 피하게 된 셈이다.

2금융권 내 경쟁이라면 해볼 만하다는 것이 증권업계의 판단이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대기업 계열이 많은 보험업계는 인터넷은행 진출에 관심이 덜하고, 저축은행은 주력 사업인 중금리 대출이 인터넷은행 수익모델과 겹친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금융그룹 계열사들 선두그룹에

인터넷은행 설립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비은행 금융그룹 계열 증권사들. 현행 은행법 아래서도 당국 승인만 받으면 은행 지분을 제한 없이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인터넷은행을 단독 설립하거나 주도권을 갖고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것이 가능하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 22일 “ICT 업체와 컨소시엄을 구성하겠다”며 업계 최초로 인터넷은행 설립 출사표를 던지고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켰다. 대신증권도 “(인가 신청을)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고, KDB대우증권 또한 올 초부터 가동해온 인터넷은행 TF를 통해 사업모델 개발에 나섰다.

키움증권, 이베스트증권 등 산업자본 계열 증권사들도 오는 9월 인가 신청에 참가하는 방안을 적극 타진하고 있다. 다만 당국이 현행 은산분리 규제 아래서 1차 인가를 진행하기로 결정하면서 지분 보유 한도가 4%로 제한된 터라, 기존에 마련했던 인터넷은행 설립 전략의 수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당초 ICT기업 등 비금융업체와의 컨소시엄을 구상했던 이베스트증권은 다른 중소 증권사들과 연합을 추진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키움증권은 “은행법 개정 후 지분율을 높이는 것을 전제로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방안을 포함, 모든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화된 사업모델이 관건

최근 몇 년 동안 실적 악화로 침체를 겪었던 증권업계는 인터넷은행을 새로운 사업 기회로 주목하고 제도 도입 과정에서부터 적극 대처해왔다. 지난 3월부터 최근까지 금융투자협회와 전업 증권사 8곳이 TF를 꾸려 당국에 업계 의견을 개진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TF 관계자는 “인터넷은행이 은행 중심으로 추진돼야 한다는 논의에 맞서 미국, 일본 등의 사례를 들어 ‘비은행권이 주도하는 것이 낫다’는 논리로 당국을 설득했다”고 전했다.

증권업계가 유리한 입지를 다지긴 했지만, 인터넷은행 설립인가 획득의 관건은 결국 사업 모델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당국은 인터넷은행의 업무 영역에 제한을 두지 않으면서도 “얼마나 경쟁력 있고 특화된 사업 모델을 제시하는지를 인가 과정에서 꼼꼼히 따질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증권사들은 “7월 금융당국의 인가심사 매뉴얼이 나와야 본격적인 논의가 가능하다”며 말을 아끼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관계자는 “투자와 결합한 고금리 예금상품 판매, 원스톱 종합자산관리 서비스, 크라우드펀딩을 통한 모험자본 공급 등에서 증권사 설립 인터넷은행이 은행보다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훈성기자 hs0213@hankookilbo.com

김진주기자 pearlkim72@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