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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모든 공천 룰에 ‘살생부 그림자’… 끝나도 끝난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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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모든 공천 룰에 ‘살생부 그림자’… 끝나도 끝난 게 아니다

입력
2016.03.0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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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1차로 우선-단수추천 등 발표

후보자 경쟁력 판단 기준 모호해

살생부 거론 현역 지역구이거나

부적격 의원 컷오프 땐 뒷말 뻔해

“김무성 손해 안 봐” “이한구 유리”

파문의 득실 놓고도 분석 엇갈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2월 29일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최근 당내 논란이 되는 이른바 '공천 살생부'의 핵심인 정두언 의원과 만나 인사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ankookilbo.com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2월 29일 국회에서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최근 당내 논란이 되는 이른바 '공천 살생부'의 핵심인 정두언 의원과 만나 인사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inliner@hankookilbo.com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의 사과로 ‘공천 살생부’ 논란은 수그러들었지만 여당 상황은 여전히 살얼음판이다. 향후 당 공천관리위원회의 결정사항마다 살생부와 연결된 갖가지 해석이 나오면서 계파간 갈등이 재연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당 공천관리위는 이르면 4일 1차로 선별한 우선추천, 단수추천, 경선대상 지역을 발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선추천 지역이란 여성ㆍ장애인 등 정치적 소수자의 추천이 특별히 필요하다고 판단한 지역이나 사전여론조사 결과 등을 참작해 신청자들의 경쟁력이 현저히 낮다고 판단한 지역을 의미한다. 우선추천 지역에 대해서는 추가 공모ㆍ추천 절차를 밟게 된다. 또 단수추천은 후보자가 1명이거나 복수의 후보자 중 경쟁력이 월등한 후보자 1명에게 공천을 주는 것이다.

문제는 경쟁력 판단 기준의 모호성 때문에 전략공천 논란이 재차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만약 우선ㆍ단수추천 지역에 살생부 리스트에 오른 현역 의원 지역구가 포함된다면 살생부 때문이라는 뒷말이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경선 범위를 정하면서 부적격 현역 의원을 사실상 ‘컷오프’해도 마찬가지다. 이달 중하순 진행될 비례대표 후보자 선정 과정에서도 계파 간 힘의 대결이 불가피하다. 여권 관계자는 “앞으로 모든 공천 룰 결정사항이 살생부와 연관될 것”이라며 “끝났다고 하지만 끝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

살생부 논란의 불씨도 완전히 꺼진 것은 아니다. 친박계 핵심들이 지난달 29일 긴급 최고위원회의 논의를 기점으로 더 이상 문제삼지 않는 분위기로 돌아섰지만, 여전히 당내에는 김 대표 책임론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남아 있다. 친박계 이장우 의원은 1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살생부를) 전한 사람도 없고, 받은 사람도 없는데 문건이 돌아다닌다. 정치적인 음모나 공작에 대한 단면이 느껴진다”며 “소문을 만들어내는 나쁜 사람을 찾아내 확실하게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김 대표는 이날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3ㆍ1절 기념식에서 “그런데 신경 쓸 필요가 없다. 어제(2월 29일)로 종료된 상황”이라고 입을 닫았다.

살생부 논란의 득실에 대해서도 평가가 엇갈린다. 우선 김 대표가 최고위원회의 요구대로 사과하면서 체면을 구긴 듯 하지만 거둔 효과는 작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살생부의 공론화로 ‘이한구식 공천심사’의 활동 반경을 제한했다는 얘기다. 김 대표와 정두언 의원 간의 자작극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비박계인 하태경 의원은 이날 “이번 파문은 외풍을 차단해주는 순기능의 효과도 부분적으로 있다”고 말했다. 비박계에선 공천관리위가 국민을 설득하지 못하고 자의적으로 공천 칼을 휘두를 경우 수도권 여론이 요동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반면 이한구 위원장에게 힘이 더 실릴 것이란 분석도 있다. 김 대표가 “앞으로 공천관리위원회의 공정성이 저해되지 않도록 한다. 공천과 관련해 공정성을 저해하는 일체의 언행은 클린공천지원단이 즉각 조사해 엄중하게 처리하도록 한다”고 몸을 낮췄기 때문이다. ‘미스터 쓴소리’라는 별칭대로 원칙론자인 이 위원장이 살생부 논란을 크게 신경 쓰지 않을 것이라고 보는 동료 의원들도 많다.

서상현기자 lss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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