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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지진보다 피해 큰 지진 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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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지진보다 피해 큰 지진 날 수 있다

입력
2017.01.2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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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질자원연구원 중간조사 결과

양산단층서 뻗어 나온 지류

지하 11~16㎞ 부근에서 발생

지표와 가까웠다면 더 큰 피해

경주 지진(진도 6) 때 보다 더 큰 피해를 가져올 지진이 앞으로 일어날 수 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경주 지진과 비슷한 규모의 지진이 지표 가까이에서 발생한다면 건물이 무너지는 진도 8의 피해도 발생 가능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24일 분원인 포항지질자원실증연구센터에서 경주 지진 현장조사 중간 결과 발표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지질연에 따르면 경주 지진은 영남 일대의 양산단층에서 뻗어 나온(지류) 지하 11~16㎞ 부근의 소규모 단층이 파쇄하면서 발생했다. 선창국 지질연 국토지질연구본부장은 “경주 지진과 같은 규모의 지진이 지표와 더 가까운 곳에서 일어났다면 최대 진도는 8까지 높아졌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규모 5.8의 경주 지진 당시 나타난 최대 진도는 6이었다. 규모는 지진의 에너지를 나타내는 값으로 관측 위치와 관계 없이 일정하다. 반면 진도는 지진이 발생했을 때 특정 지점의 피해 정도에 따른 세기를 표현한 값이라 위치에 따라 달라진다. 진도 6은 사람이 똑바로 걷기 어렵고 약한 건물에 금이 가는 정도지만, 8은 차량 운전을 할 수 없고 건물이 무너지는 수준이다.

경주 지진 당시 땅이 흔들리는 등의 피해는 지하 단층면이 부서지는 충격으로 발생한 진동이 지표면으로 전달되면서 나타났다. 지표면 부근이 직접 갈라지거나 부서진 게 아니라 지하에서 올라온 진동의 영향만 받았다는 얘기다. 만약 지표와 좀더 가까운 단층이 부서졌다면 더 큰 진동이 전해지거나 지표면에 직접 균열이 생기면서 훨씬 큰 피해가 났을 것으로 지질연은 추측했다.

북북동-남남서 방향으로 놓인 양산단층의 서쪽에는 같은 방향의 이름 없는(무명) 단층이 있다. 양산단층과 무명단층 사이 지하 11~16㎞ 위치에 이들과 26도 가량 틀어진 방향으로 약 5㎞ 길이의 지류단층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이번 조사로 처음 발견됐다. 경주 지진은 바로 이 지류단층에서 발생했다. 170㎞ 이상인 양산단층보다 훨씬 작은 지류단층이 주변에 쌓인 응력을 견디지 못하고 지하에서 70도 정도 기울어진 단층면을 형성하며 좌우로 미끄러진 것이다. 지난해 9월 12일 일어난 규모 5.8의 본진 이외에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는 여진은 이 단층면 주변에 밀집된 크고 작은 다른 단층면들이 움직이기 때문인 것으로 지질연은 파악했다. 본진과 여진을 일으킨 단층면 면적을 모두 합하면 가로 5㎞, 세로 5㎞ 정도다.

선 본부장은 “경주 지진을 일으킨 단층면에서 추가로 규모 4.0이 넘는 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조사로 양산단층 인근에서 활동 가능성이 있는 소규모 단층 3, 4개가 더 확인됐다. 이들의 깊이나 움직임 등에 따라 경주 지진보다 더 센 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지질연은 이들을 추가 조사해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지진의 양상을 파악할 계획이다.

포항=임소형 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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