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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한국전쟁은 곧 끝! 좋은 일이 생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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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한국전쟁은 곧 끝! 좋은 일이 생기고 있다”

입력
2018.04.27 20:32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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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친구 시진핑 도움 잊지 말아야”

대북 제재 동참 중국 치켜세우며 자화자찬

미국 언론 ‘판문점 선언’엔 신중 반응

27일 문재인(오른쪽)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손을 잡고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측 지역으로 갔다가 다시 남측 지역으로 건너오고 있다. 판문점=고영권 기자
27일 문재인(오른쪽)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손을 잡고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측 지역으로 갔다가 다시 남측 지역으로 건너오고 있다. 판문점=고영권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 “한국전쟁은 곧 끝!(KOREAN WAR TO END!)”이라고 환영 의사를 표시했다. 그러나 미국 언론은 회담 결과와 전망에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아침 트위터를 통해 “미국과 미국의 위대한 국민들은 지금 한국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이 난무한 분노의 시절이 가고, 한국과 북한 사이에서 역사적 회담이 진행되고 있다. 좋은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결과는) 시간만이 알려줄 것”이라고 여운을 남기는 방식으로 북미 정상회담에서의 협상력을 극대화하려는 속내를 드러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남북 정상회담이 성과를 낸 데 대해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대북 제재에 동참해준 덕분이라며 공을 돌리기도 했다. 그는 추가 트윗에서 “나의 좋은 친구인 시진핑 주석이 북한 국경지대에서 미국에 준 큰 도움을 잊지 말라”며 “그가 없었다면, 더욱 길고 힘든 과정이 됐을 것”이라고 적었다. 중국을 치켜세우면서도, 자신이 주도한 최대의 압박 정책의 성과였다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그는 이날 백악관을 방문한 자국 평창 동계 올림픽 대표선수단을 격려하는 자리에서 “북한과 남한 한반도의 모든 사람이 언젠가 조화와 번영, 평화 속에서 살 수 있기를 희망한다”면서 “그리고 그 일은 일어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김정은과 몇 주 내에 만날 것”이라며 “회담 장소 후보군도 2~3개로 좁혀졌다”고 덧붙였다.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 트위터에서 “한국전쟁은 곧 끝! 미국과 미국의 위대한 국민들은 지금 한국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매우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트위터 캡처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7일 트위터에서 “한국전쟁은 곧 끝! 미국과 미국의 위대한 국민들은 지금 한국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매우 자랑스럽다”고 밝혔다. 트위터 캡처

이에 앞서 백악관도 전날 저녁 남북 정상회담 시작에 맞춰 회담 성공을 기원하는 공식 성명을 발표했다. 백악관은 “대한민국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지도자 김정은의 역사적 만남에 대해, 우리는 한국인에게 좋은 일이 있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어 “(정상) 회담이 한반도에서 미래 평화와 번영을 위한 중대한 진전을 이루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CNN과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언론들도 27일(한국시간) 내내 남북 정상회담 소식을 실시간 속보로 보도했다. 특히 이날 저녁 남북한이 ‘판문점 선언’을 채택하자 주요 내용을 신속하게 전하며 역사적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CNN은 ‘남과 북이 전쟁을 끝내기로 선언했다’는 제목의 뉴스에서 “64년간의 적대 행위를 중지하고 올해 공식적인 종전이 선언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CNN은 홈페이지에 별도 속보창을 개설, 남북 두 정상의 일거수일투족을 상세히 전했다. 이날 오전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만났던 순간을 “두 코리아 간의 역사적인 악수”라고 표현했고, 오후에는 “두 코리아가 미래를 향한 발걸음을 내디뎠다”고도 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김정은은 자신이 완전히 합리적인 글로벌 지도자임을 알리고 싶어한다”면서 그의 변신을 분석했다.

그러나 ‘판문점 선언’에 대해서는 전반적으로는 신중한 평가를 유지했다. WP는 “두 정상에게 비핵화가 정확히 무엇인지에 관한 세부 내용은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다른 분석 기사에서도 “분석가들은 김정은의 핵 포기를 이끌어낼 것이라는 데 대해선 회의적”이라고 전했다. 빅터 차 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한국 석좌는 이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남북 정상회담과 북미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가 너무 부풀려져 있다”고 말했다. AP 통신도 “남북 정상이 한반도 비핵화 약속을 재확인했지만, 구체적 방안에 대해선 밝히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NYT는 문 대통령이 커다란, 그리고 냉혹한 도전을 맞게 됐다고 분석했다. 신문은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회담을 하는 와중에도 시선 한쪽은 트럼프 미 대통령을 향할 것”이라며 “문 대통령에겐 교활한 적(김정은)과 충동적인 동맹(트럼프) 사이의 절충점을 찾아야 하는 막중한 과제를 안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고 불가역적인 핵 폐기(CVID)’ 요구에 순순히 굴복할 것으로 예상되지 않는 상황에서, 향후 문 대통령의 ‘중재자’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는 얘기다. 다시 말하자면 이날 한반도 평화를 위한 상징적인 전진은 이루어 냈지만, 앞으로가 어쩌면 더 가시밭길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한편 공교롭게 미국의 대북 여론을 악화시킬 사건이 정상회담에 맞춰 발생했다. 지난해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강경대응의 불씨로 작용했던 오토 웜비어의 부모가 “아들은 북한에 잔인하게 구금돼 있다 살해됐다”면서 북한 정부의 책임을 묻는 소송을 냈다. 오토 웜비어 부친인 프레드 웜비어는 지난 2월 마이크 펜스 부통령 방한에 동행하는 등 미국 내부에서 대북 강경여론을 상징하는 인물이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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