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경 기자

등록 : 2018.05.02 04:40
수정 : 2018.05.02 08:23

미세먼지 관심에 밀려… 오존 위협엔 ‘무방비’

등록 : 2018.05.02 04:40
수정 : 2018.05.02 08:23

올 들어서만 주의보 26회 발령

해마다 횟수 늘고 농도 높아져

이달부터 기온 올라 더 기승 예고

올 들어서만 오존주의보가 26회 발령됐다. 연합뉴스

여름부터 초가을까지 찾아오는 불청객 ‘오존’의 위협이 점점 커지고 있다. 오존주의보 발령 횟수가 해마다 늘고 오존의 농도도 높아지고 있지만 미세먼지에 밀려 관심이 적다 보니 무방비 상태로 방치되고 있는 실정이다.

1일 국립환경과학원 등에 따르면 지난달 19일 인천과 경기지역에 오존주의보가 올해 들어 처음 발령된 이후 4월 말까지 전국 오존주의보 발령횟수는 26회에 달한다. 특히 의정부, 김포 등 경기 북부권은 지난달 29일과 30일 오존농도가 최대 0.128ppm, 0.124ppm에 이르면서 이틀 연속 오존주의보가 발령되기도 했다.

오존주의보는 대기 중 오존 농도가 0.12ppm 이상일 때 각 지방자치단체장이 권역별로 발령한다. 자가용 대신 대중교통 이용, 노약자ㆍ호흡기 환자들의 외출 자제 등이 권고되지만, 오존은 가스형태라 미세먼지와 달리 마스크를 써도 차단할 방법이 없다.

오존주의보 발령횟수는 지난 2012년 66회에서 2014년 129회로 급격히 늘어난 데 이어 2016년에는 241회, 지난해에는 276회로 해마다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 연평균 오존 농도도 2001년 이래 꾸준히 높아져 2014년과 2016년에는 0.028ppm으로 최고 농도를 보였다. 일산화탄소나 이산화질소, 이산화황 등의 농도가 점진적으로 감소하는 것과 상반된다.

오존주의보 첫 발령일 역시 빨라지고 있다. 2005~2013년 첫 오존주의보가 4월에 발령된 것은 2009년과 2008년 두 차례뿐이지만 2014~2018년에는 2016년(5월5일)을 제외하면 첫 오존주의보가 모두 4월에 발령됐다. 특히 올해는 지난해(4월30일)보다 11일이나 빨리 첫 주의보가 발령돼 연일 기승을 부리고 있다.

가스형태라 마스크로 못 막고

원인 몰라 특화대책도 없어

전국 환경기준 충족 측정소 ‘0’

오존은 주로 자동차와 산업시설에서 나오는 질소산화물(NOx)과 휘발성유기화합물(VOCs)이 여름 햇빛에 반응하면서 생성된다. 올해도 5~7월 평년보다 기온이 높고 강수량도 비슷하거나 적을 것으로 예보되면서 오존 농도 역시 높아질 거란 전망이 나온다. 장임석 국립환경과학원 대기질예보센터장은 “오존의 경우 아직 월 단위 예보를 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면서도 “오존 농도는 매년 높아지는 추세이며, 기상여건을 감안하면 올해 농도도 높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저작권 한국일보]오존주의보 발령횟수 추이. 신동준 기자

오존은 눈과 피부를 자극해 염증을 일으키고, 호흡기로 들어오면 심할 경우 기관지나 허파 조직까지 손상시킬 수 있다. 하지만 아직 오존 농도가 높아지는 요인은 규명하지 못하고, 오존에 특화된 대책도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 환경부는 휘발성유기화합물 사업장 관리 등을 통해 오존 개선에 나서고는 있지만 실제 개선으로 이어지기는 역부족이다. 그러다 보니 지난 2016년 전국 261개 대기오염 유효 측정소에서 오존의 환경기준을 충족한 측정소는 단 한 곳도 없었다. 장영기 수원대 환경에너지학과 교수는 “오존의 농도가 계속 높아지고 있지만 미세먼지에 밀려 주목 받지 못하고 있다”며 “미세먼지 대책과 맞물려 있는 부분이 있다 하더라도 고농도 오존의 원인을 파악하고 이에 맞는 저감대책을 마련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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