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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정리 안되는 광주…더민주 고민 '끙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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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정리 안되는 광주…더민주 고민 '끙끙'

입력
2016.02.26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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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20대 총선의 격전지 광주 공천을 두고 ‘양향자(전 삼성전자 상무) 딜레마’에 빠졌다. 광주 출마가 예상되는 양 전 상무의 출마 지역을 정하지 못하면서 광주 8개 선거구 공천 작업의 실타래를 풀지 못하고 있는 것. 험지인 대구에서는 출마를 준비해온 홍의락 의원의 공천배제를 놓고는 김부겸 전 의원이 상경해 반발하는 등 더민주에서 공천 파열음이 커지고 있다.

먼저 국민의당과 치열한 접전이 예상되는 광주의 선거 전략 마련에 고심 중인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25일 충격 카드를 꺼냈다. 당내 유일한 광주 3선 의원인 강기정(광주 북갑) 의원의 공천을 배제키로 한 것이다. 하지만 야당의 텃밭인 광주에서 돌파구 찾기란 쉽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더불어민주당 김종인(가운데)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25일 오후 광주 광산구 그린카진흥원에 자동차산업관계자들과 간담회하기 위해 양향자(왼쪽) 전 삼성전자 상무, 오기형(오른쪽) 변호사 등과 함께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김종인(가운데) 비상대책위원회 대표가 25일 오후 광주 광산구 그린카진흥원에 자동차산업관계자들과 간담회하기 위해 양향자(왼쪽) 전 삼성전자 상무, 오기형(오른쪽) 변호사 등과 함께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민주는 지난달 양 전 상무의 입당 때부터 ‘양향자 카드’를 어떻게 쓸 지 고민해 왔다. 전남 화순에서 태어난 양 전 상무는 여상 출신의 삼성그룹 첫 임원이라는 경력뿐만 아니라 직장 여성의 애환을 담은 입당 기자 회견문으로 큰 반향을 일으켜 매력적 카드로 떠올랐다. 당 전략 파트는 그가 나경원 새누리당 의원이 버티는 서울 동작을이나 삼성전자 사업장이 있는 수도권 등에서 경쟁력이 있는지를 면밀히 살폈다.

그러다 설 전후로 총선기획단은 광주에서 고교를 다닌 양 상무를 광주에 출마시키는 것이 좋겠다는 판단과 함께 광주 남구, 서구 을, 광산 갑 등에 출마를 제안했다. 이 곳은 더민주를 탈당한 장병완, 천정배, 김동철 국민의당 의원들의 지역구로 광주 내에서도 국민의당 지지세가 상대적으로 강하다는 게 지역 정가의 분석이다. 양 전 상무는 그러나 “광주를 위한 맞춤형 필승 전략을 만들고 이에 따라 움직이고 싶지만 무작정 어디로 가라고만 하면 어떡하느냐”며 “당내 인사들이 서로 다른 곳의 출마를 제안하고 있다”고 답답해 했다. 그의 일부 주변 인사들은 수도권 출마를 제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뿐만 아니라 더민주는 광주 8개 선거구를 끌고 갈 ‘대표 선수’를 찾는데 애를 먹고 있다. 오기형 변호사, 김민영 전 참여연대 사무처장 등 광주 출마를 준비하는 영입 인사들 사이의 교통 정리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날 정장선 총선기획단장이 강기정 의원의 북구갑과 서구을을 전략 공천 지역으로 지정할 것을 공천관리위원회에 요청한 것도 꼬인 실타래를 풀기 위한 절박함의 반영이라는 분석이다. 앞서 정 단장은 지난 주말 광주에 있는 강 의원을 찾아가 광주 공천 상황이 쉽지 않다는 점을 설명하고 불출마를 요청했다고 한다.

강 의원은 입장 자료를 내고 “탈당, 분당의 광풍 속에서도 더민주를 외로이 지켜냈다”며 “더민주는 시스템 공천으로만 총선 승리에 다가설 수 있다”고 반발했다. 일부 의원들은 “당 지도부가 현역 물갈이 외엔 아무런 선거 전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며 당 지도부는 시스템 공천을 실천하고 스스로 험지에 출마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의 연판장을 돌리기 시작했다.

대구 출마를 준비하다 전날 ‘현역의원 평가 하위 20% 컷오프(공천배제)’ 명단에 포함이 됐던 홍의락(비례대표) 의원은 이날 “당이 대구를 버렸다”며 탈당과 함께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컷오프 대상 중 첫 탈당자가 나온 것이다. 더민주의 의석수는 108석에서 107석으로 줄어들었다.

특히 홍 의원과 함께 대구 출마 예정인 김부겸 전 의원도 거세게 반발했다. 그는 이날 서울까지 올라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당은 판단 과정에서 놓친 점이 있었다고 홍 의원에게 사과해 달라”며 “당 지도부가 직접 홍 의원의 복당을 요청해달라”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의 요청이 실현되지 않으면 중대 결심을 할 수 있다는 말로 탈당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김 전 의원의 한 측근은 “당 지도부가 험지 중의 험지인 대구에 대해 아무런 고려를 하지 않는 점에 대한 항의 표시”라고 전했다.

박상준기자 buttonp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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