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사설] 또 드러난 주사기 재사용 위험, 근절방안 시급하다

알림

[사설] 또 드러난 주사기 재사용 위험, 근절방안 시급하다

입력
2016.02.14 20:00
0 0

강원 원주시 한양정형외과의원에서 C형 간염 환자가 무더기로 발생했다. 지난해 서울 양천구 다나의원처럼 이번에도 주사기 재사용이 원인으로 지목됐다. 의료행위의 기본이 무너졌다는 한탄이 다시 터져 나오고 있다.

한양정형외과에서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자가혈주사시술(PRP)을 받고 C형 간염 유전자 양성 판정을 받은 환자는 101명이나 된다고 한다. PRP는 원심분리로 혈액에서 혈소판을 추출해 주사하는 시술이다. 보건당국은 이 병원에서 PRP를 받은 환자의 C형 간염 감염률이 한국인 평균의 10배 가량된다는 점을 근거로 주사기 재사용이 집단 감염을 일으킨 것 같다고 설명했다. 보건당국은 또 충북 제천시 양의원이 주사침만 교체하고 주사기 본체를 재사용한 사실도 확인했다. 다나의원과 한양정형외과, 양의원의 사례에 비춰 주사기를 재사용하는 의료기관이 생각보다 많을 수 있다는 우려도 확산되고 있다.

주사기 재사용은 혈액 매개 감염병을 옮길 수 있기 때문에 절대로 해서는 안 된다. 그런데도 의료기관이 개당 수십 원의 작은 이익을 보겠다고 주사기를 재사용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을 망각한 처사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외국인 환자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황이고 보면 보다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

현행 의료법에 따르면 1회 용품을 재사용할 경우 해당 의료기관에는 시정명령을, 관련 의료인에게는 면허정지 1개월의 행정처분을 내릴 수 있다. 한양정형외과는 현재 폐업을 한 상태지만, 양의원은 시정명령만 받은 채 영업을 계속하고 있다. 정부는 한양정형외과의 C형 간염 환자 집단 발생 등이 논란이 되자 주사기 재사용 의료기관 수사를 의뢰하고 의료기관 내부 종사자와 환자를 대상으로 주사기 재사용 공익신고를 받기로 하는 등 대책을 내놓았지만 한참이나 늦은 조치다.

정부 대책보다 더 중요한 것은 의료인의 자세다. 의료계는 툭하면 수가가 낮다고 볼멘 소리를 한다. 하지만 저수가가 주사기 재사용의 면죄부가 될 수는 없다. 의료인 스스로 비윤리적 의료행위를 절대 하지 않겠다는 의식이 투철해야만 의료계에 대한 신뢰가 살아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