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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지시로 제작된 것 맞나” 의정부 안중근 동상 진위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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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지시로 제작된 것 맞나” 의정부 안중근 동상 진위 논란

입력
2017.08.09 15: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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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학회서 기증받아 이달 준공

市 차원에서도 사실확인 안 돼

시민단체 “거짓이면 재검토해야”

경기 의정부시가 중국의 한 민간단체에서 기증받아 8일 역전근린공원에 설치한 안중근 의사 동상. 의정부시 제공
경기 의정부시가 중국의 한 민간단체에서 기증받아 8일 역전근린공원에 설치한 안중근 의사 동상. 의정부시 제공

경기 의정부시가 중국의 한 민간단체에서 기증받아 8일 기습 설치한 안중근 의사 동상의 제작배경을 둘러싸고 진위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당초 시신핑(習近平) 중국 주석의 지시로 제작됐다는 것과 관련, 신빙성에 의혹을 제기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의정부시는 9일 “중국 차하얼학회에서 제작해 기증한 안중근 의사 동상을 전날 역전근린공원에 설치했다”며 “동상 제막식 일정은 차하얼학회 등과 협의중”이라고 밝혔다.

중국 차하얼(察哈爾) 학회는 중국의 유력한 외교ㆍ국제분야 민간단체로 알려져 있다.

동상은 2.5m 높이의 청동으로 제작됐다.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저격하기 위해 달려가면서 품 안에서 총을 꺼내는 형상이다. 동상을 받치는 기단공사를 거쳐 이달 말 준공할 예정이다.

의정부시에 인도된 이 동상이 관심을 끈 건 시진핑 주석의 지시로 제작됐다고 알려진 때문이다. 2014년 7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정상회담 차 중국을 방문했을 때 시 주석이 제작을 지시했다는 것이다. 이후 차하얼학회와 한국국제교류원이 동상제작을 전담해 5월 의정부시에 기증했다.

그러나 실제 시 주석의 지시가 있었는지 진위여부가 확인되지 않아 최초 발언자인 안병용 의정부시장이 거짓말 논란에 휩싸였다. 동상 국내 반입과정과 전날 갑작스럽게 설치된 배경도 의구심을 증폭시켰다. 실제 의정부시가 이날 배포한 언론자료에도 시 주석의 지시 관련 내용은 전혀 언급되지 않았다.

이날 시민단체 ‘문화재제자리찾기’는 ‘의정부시가 사실확인 없이 동상 설립을 강행했다’며 감사원에 ‘시진핑 제작 지시 사실여부에 대한 공익감사’를 청구했다.

구진영 문화재제자리찾기 연구원은 “의정부시가 2014년부터 시진핑 주석이 제작을 지시한 동상을 건립할 예정이라고 밝혀 왔다”며 “그러나 외교부에서 ‘확인이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고, 의정부시 답변도 모호해 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만약 시 주석의 지시 발언이 거짓말이라면, 이는 시민을 기망한 부당한 행정행위로, 동상 건립도 재검토 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 관계자는 “시진핑 주석의 동상제작 지시는 중국 단체를 통해 전해들은 이야기를 시장께서 발언한 것”이라며 “시 입장에서도 확인이 어렵다”고 밝혔다.

그 동안 동상 반입을 공개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선 “최근 사드 배치 문제로 설치가 난항을 겪었고, 양해각서상의 보안유지 규정 때문이었다”고 말했다.

이종구 기자 minj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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