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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비밀은 없다" 박지만 문건 보도에 담담한 반응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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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 비밀은 없다" 박지만 문건 보도에 담담한 반응 보여

입력
2014.12.08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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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응천 前 비서관과 밀착 관계, 이미 문건 내용 알았을 가능성

"휘말리면 파문 증폭" 우려한 듯, 정씨 동향 파악 그룹 구성설도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 박지만 EG 회장의 서울 청담동 자택에 지난 5일 밤 불이 켜져 있다. 박 회장은 최근 불거진 정권 내부의 권력 암투설에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 박지만 EG 회장의 서울 청담동 자택에 지난 5일 밤 불이 켜져 있다. 박 회장은 최근 불거진 정권 내부의 권력 암투설에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정윤회씨와 박지만 회장. 한국일보 자료사진
정윤회씨와 박지만 회장. 한국일보 자료사진

박근혜 대통령의 동생인 박지만(56) EG 회장이 정윤회(59)씨의 국정개입 의혹이 담긴 청와대 문건이 보도되자 “세상에 비밀은 없다”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박 회장이 문건의 존재나 내용을 이미 알고 있었음을 시사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7일 박 회장의 지인 및 사정당국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세계일보가 ‘청(靑) 비서실장 교체설 등 VIP측근(정윤회) 동향’이라는 청와대 내부 보고서를 보도한 이후, 박 회장은 주변 인사들에게 이 같은 말과 함께 “복잡한 문제이니 관심 갖지 말라”고 당부했다. 현직 대통령의 동생까지 휘말릴 경우 논란이 한층 확산될 것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문건 내용의 진위와는 별개로, 비선세력의 국정농단 의혹에 박 회장이 “비밀은 없다”는 정도로 담담하게 반응했다는 것은 예사롭지 않다. 깜짝 놀라거나 분노하는 것이 아니라 사전에 문건의 내용을 어느 정도 인지하고 있었던 것으로 추측되는 반응이기 때문이다.

이른바 ‘정윤회 문건’이 작성될 당시 책임자였던 조응천(52)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과의 관계도 이런 추정을 뒷받침한다. 1993년 박 회장이 마약투약 혐의로 구속됐을 때 조 전 비서관은 담당 검사였고, 두 사람은 이를 계기로 친분을 쌓았다고 한다. 문건의 작성ㆍ보고 과정에 박 회장이 직접 관여한 정황은 없지만, 최소한 조 전 비서관이 올해 4월 청와대를 쫓겨나듯 떠난 이후에 박 회장과 문건과 관련한 얘기를 나눴을 개연성은 상당해 보인다. 정씨가 박 회장에 대한 미행을 사주했다는 시사저널 보도 관련 고소사건에서 검찰로부터 ‘참고인 서면조사 요청’을 받은 박 회장이 조 전 비서관과 상의를 했다는 사실(▶본보 4일자 2면 기사보기)도 가볍게 지나칠 대목은 아니다.

일각에서는 박 회장이 정씨의 동향을 파악하기 위한 그룹을 따로 두고 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언론 인터뷰에서 자신의 입장을 밝히고 있는 정씨와 달리 박 회장은 굳은 침묵을 지키고 있지만 물밑에서는 정씨 움직임에 면밀히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박 회장의 바람에도 불구하고, 이번 사태는 ‘박지만 대 정윤회’라는 파워 게임의 구도로 흘러가는 양상이다.

박지만 EG 회장. 한국일보 자료사진.
박지만 EG 회장. 한국일보 자료사진.

박 회장은 애초 누나의 보좌관 출신인 정씨와 친밀한 사이였지만, 현 정부 출범 전후를 기점으로 소원한 관계가 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다 지난해 말 ‘미행 사건’이 터졌고, 이제는 화해가 어려울 정도로 관계가 악화됐다고 한다. 박 회장은 당초 “검찰에 가서 정씨의 미행 사주는 물론, 전횡을 모두 밝혀야겠다”는 입장이었으나, 주변의 만류로 문제삼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검찰이 지난 10월에 보낸 서면질의서에 아직도 답변서를 보내지 않고 있다.

박 회장은 서울 청담동 자택 앞에서 진을 치고 있는 기자들에게도 한 번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3일 밤 경비원을 통해 기자들에게 “그만 고생하고 들어가라”며 손난로 10여개를 전달했을 뿐이다. 박 회장의 벤츠 차량은 빈 차로 드나들었다. 한국일보는 이날도 박 회장의 입장을 듣기 위해 수 차례 전화통화를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김정우기자 wookim@hk.co.kr 김민정기자 fac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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