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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급 450원 올려서 소비 진작 효과 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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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급 450원 올려서 소비 진작 효과 있겠나"

입력
2015.07.09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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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6030원 계산 땐 월급 126만원… 1인 생계비의 83%

내수 활성화 위한 선순환 효과 미비… 전문가들 "파격 인상 이뤄졌어야"

정부, 경영계의 눈치보다 후퇴한 듯, 소득양극화 완화 등 기회 미룬셈

2016년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노동계와 경영계의 밤샘 협상이 결렬된 8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실이 텅 비어 있다. 세종=뉴시스
2016년 최저임금 결정을 위한 노동계와 경영계의 밤샘 협상이 결렬된 8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실이 텅 비어 있다. 세종=뉴시스

내년 최저임금이 6,030원으로 결정되면서 당초 정부가 기대했던 내수 활성화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5,580원)보다 겨우 450원(8.1%) 오른 금액으로 소비가 크게 늘어날 거라고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당초 최저임금 인상 논의에 불을 지핀 건 최경환 경제 부총리였다. 그는 지난 3월 국가경영전략연구원 강연에서 “현 정부 들어 최저임금 인상률을 매년 7%대로 높였는데 앞으로 최저임금을 빠른 속도로 인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저임금 인상→가계 소득 증가→소비 회복 →내수 활성화의 선순환 효과를 노린 것으로, 이런 ‘최저임금의 빠른 속도 인상’ 방침은 최 부총리가 주장한 소득주도성장론과 맞물려 내년 최저임금 인상률이 예년 수준(6~7%대)을 크게 넘어설 거라는 기대를 갖게 했었다.

가장 큰 폭으로 올라도 1인 생계비도 벅차

그러나 500원도 안 되는 최저임금 인상으로 이러한 선순환 효과를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노동계ㆍ경영계의 의견 차이가 심해 이전처럼 공익위원 안으로 결정된 내년 최저임금은 6,030원으로 월급으로 따지면 126만270원(월 법정근로시간 209시간 기준)에 불과하다.

미혼 노동자(1인 가구)의 실제 생계비(150만6,179원ㆍ2013년 기준)의 83% 수준으로, 4인 가구는커녕 혼자 생활하기에도 힘겨운 액수인 셈이다. 지난해 한국노동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최저임금 수준의 월급을 받는 세대주의 60%가 외벌이었고, 평균 가족 구성원 수는 2.5명이었다. 최저임금의 90~110%를 받는 저임금 노동자는 121만명에 달한다.

이병훈 중앙대 교수는 “내수활성화를 위해선 조금 더 파격적인 최저임금 인상이 이뤄졌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서울의 한 사립대 교수도 “임금 대비 소비 비중을 볼 때 고소득층보다 저소득층이 소비를 많이 한다”며 “소득증가에 따른 소비진작 효과를 보려면 최저임금을 10% 이상 높이는 결단이 필요했는데, 그러지 못했다”고 말했다.

최근 5년 최저임금 인상액/2015-07-08(한국일보)
최근 5년 최저임금 인상액/2015-07-08(한국일보)

경영계 눈치보기 작용했나

최저임금 인상률이 당초 ‘빠른 속도 인상’에서 예년 수준으로 둔화된 것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경영계 눈치보기가 작동했다고 지적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근로자ㆍ사용자ㆍ공익위원 각 9명씩 총 27명이 참여한다. 하지만 노동계와 경영계의 의견 차이가 좁혀지지 않으면 정부가 임명한 공익위원 중재안으로 최저임금이 결정돼 왔다. 이병훈 교수는 “공익위원 중재안은 정부 의지를 나타낸다”며 “내년 총선을 앞두고 영세사업자ㆍ중소기업의 강한 반발을 우려해 기대에 못 미치는 안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노동연구원 관계자는 “최저임금 대폭 인상을 통한 소득양극화 완화,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한계 산업’ 퇴출, 산업구조 고도화 등의 기회를 다음으로 미룬 셈”이라고 말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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