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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경제ㆍ통합 위해 사면 길 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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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경제ㆍ통합 위해 사면 길 열다

입력
2015.07.14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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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발전ㆍ국민대통합 위해 광복 70주년에 사면 필요"

기업인ㆍ정치인 포함될 듯, 투자 유도해 경기부양 의지

박근혜 대통령은 13일 “지금 국민들 삶에 어려움이 많은데, 광복 70주년의 의미를 살리고 국가발전과 국민대통합을 이루기 위해 사면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해 8ㆍ15 광복절 특별사면을 전격 예고했다. 특별사면을 원칙적으로 배제해 온 박 대통령이 방향을 선회함에 따라 재벌 기업인과 정치인에 대한 사면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박 대통령은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면서 “관련 수석들은 광복 70주년 사면에 대해 필요한 범위와 대상을 검토해 달라”고 주문했다. 박 대통령은 “올해는 광복 70주년이 되는 뜻 깊은 해로, 역경 속에서 자랑스러운 역사를 만들어온 대한민국의 자긍심을 고취하고 여러 어려움에 처한 대한민국의 재도약 원년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이 ‘국가발전’과 ‘국민대통합’을 사면 명분으로 내세운 것은 재벌기업 총수를 비롯한 기업인과 정치인 사면 추진을 염두에 둔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박 대통령은 지난 해 1월 설 연휴에 맞추어 생계형 범죄사범 5,900명을 대상으로 특별사면을 실시한 이후로 헌법에 보장된 대통령의 고유권한인 사면권을 행사하지 않았다. 박 대통령은 대선 때 ‘대통령 사면권 행사의 엄격한 제한’을 공약했고, 부정부패에 연루된 기업인ㆍ정치인 등 사회지도층 사면에 줄곧 부정적 입장을 취했다.

박 대통령이 특사에 대한 방향을 크게 바꾼 것은 대기업 투자를 적극 유도해 경기를 부양할 수밖에 없다는 절박한 상황인식 때문으로 보인다. 내수와 수출이 모두 부진한 가운데 메르스와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 사태까지 겹치면서 올해 경제성장률이 예상치에 못 미치고 현정부 임기 내내 저성장이 고착화할 것이라는 위기감이 커지는 터였다. 박 대통령은 9일 무역투자진흥회의를 주재하면서도 “기업인들이 마음껏 투자할 수 있도록 추가경정예산을 비롯해 정부가 가진 모든 수단을 동원할 필요가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재계에서는 최태원 SK 회장과 최재원 SK 부회장, 구본상 전 LIG 넥스원 부회장, 김승연 한화회장 등이 특사ㆍ가석방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다. 정치권의 반발을 달래고 국민 화합 모양새를 취하는 차원에서 이명박ㆍ노무현정부 인사들이 포함될 가능성도 있다.

하지만 청와대가 특사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합당한 기준ㆍ대상을 제시하지 못하면 대선 공약 파기 논란을 일으키고 사회지도층 사면을 특혜로 인식하는 여론의 반발을 부를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이에 청와대 관계자는 “국민적 공감대와 합의를 이룰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사면 대상자를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말해 특사 범위가 크지 않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최문선기자 moon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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