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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국 혼란만 부추기는 이정현 대표의 사퇴 불가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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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정국 혼란만 부추기는 이정현 대표의 사퇴 불가론

입력
2016.11.0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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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현 새누리당 대표가 7일 “가장 힘들고 어려움에 처해 있는 대통령을 도울 수 있도록 조금만 위기관리의 시간을 허락해 달라”며 사퇴 불가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이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비박계를 포함한 당내 다수의 사퇴 요구에 대해 이같이 밝히면서 “재창당 수준으로 변화ㆍ혁신하겠다는 허풍을 떨지 않겠으며 국정 공백을 최소화하고, 국정을 최대한 빨리 정상화하며 정치를 복원하기 위한 최소한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어설픈 위기관리 해법으로 국정마비 사태가 장기화할 조짐인데도 집권당이 전혀 제 역할을 하지 못한 채 분란만 거듭하는 상황에서 당내 지도력이 손상된 이 대표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의아하다. 더욱이 당 안팎의 동정 여론에 호소하는 이 대표의 자세는 올바른 상황 판단을 그르치고 있다는 인상마저 풍긴다. 이 대표는 “고립무원의 대통령은 이 난국의 무게에 짓눌려 힘들어하고 괴로워한다”며 “나 혼자 마음 편하자고 유유히 곁을 떠나는 의리 없는 사람이 되기는 싫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자초한 최순실씨 국정 농단 사태로 새누리당은 물론이고 나라의 존망이 풍전등화와 같은 상황에서 기껏 의리를 논하는 여당 대표의 인식이 너무 안이하다.

이 대표나 친박계가 그동안 최순실씨나 측근 비리 의혹에 대해 대통령에게 직언해 왔다면 하야ㆍ탄핵 요구에까지 직면한 오늘의 위기에 이르지도 않았을 것이다. 균형감각은 마비된 채 사리분별도 하지 못하고 오로지 박 대통령과 청와대의 방패 노릇에 급급했던 이 대표나 친박계가 지금 국민에게 말하는 대통령과의 의리는 누가 보더라도 올바른 충정으로 비치기는 어렵다.

지금은 새누리당이 사태수습의 책임 있는 주체로서 단호한 결단으로 혼란에 빠진 박 대통령을 직간접적으로 견인하지 않으면 안 될 상황이다. 박 대통령과 함께 비선의 국정 농단과 그에 따른 국정 마비의 과오를 나눠 갖지 않으면 안 되는 이 대표나 친박계가 사태수습 책임을 떠안기에는 자체 역량도, 도덕성도 기준에 미달한다. 정말 나라와 당을 걱정하고, 박 대통령을 생각한다면 이 대표와 친박계 지도부부터 하루 속히 2선으로 물러서야 한다. 당을 쇄신하고 재정비하는 게 정국 수습의 첩경인 상황에서 친박계 지도부의 아집이 계속된다면 비주류의 이탈로 인한 분당 가능성까지 배제할 수 없다. 안 그래도 국정이 마비된 마당에 여당의 혼란이 국정혼란을 가중하는 일만은 없도록 친박계 지도부가 조속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 그것이 여당으로서의 책임 있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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