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4일 인천 중구 차이나타운. 영국 경찰모 모양의 헬멧과 무릎까지 올라오는 검정색 부츠를 신은 경찰관들이 인파에 둘러 쌓여 있었다. 시민들은 연신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으며 큰 관심을 표했다.
인천에서 기마경찰대가 탄생해 명물로 자리잡고 있다. 차이나타운에서 순찰활동을 하며 첫 선을 보인 인천경찰청 기마경찰대는 15일 송도국제도시에서도 관심을 받으며 인기를 더해가고 있다.
27일 찾은 인천 서구 드림파크 승마장 실내마장. 기마경찰대 말들이 기수요원으로 뽑힌 경찰관들과 함께 리듬에 맞춰 빠르게 걷고 있었다. 말들은 ‘쯧쯧’ ‘끌끌’ 등 혀 차는 소리를 내면 발걸음을 뗐고 ‘워워’하면서 고삐를 당기면 그 자리에 멈춰 섰다.
큰 눈에 윤기 나는 갈색 털을 자랑하는 ‘금동이’와 키가 보통 성인 남성보다 한 뼘은 더 큰 백마 ‘천풍이’까지 말들은 쉴새 없이 걷고 뛰었지만 지친 기색이 없었다.
기마경찰대 홍보대사 이상돈 칸승마장 원장은 “천풍이와 금동이는 6, 7살인데 사람으로 치면 20대 청년들과 비슷한 나이”라며 “기마경찰대 말 대부분이 서러브레드종인데 뛰는 것을 무엇보다 좋아한다”고 말했다.
기마경찰대는 경찰관 6명, 말 5필 규모로 이달 3일 서울, 전북, 제주에 이어 전국에서 4번째로 창설했다. 말들은 전현문(경위) 기마경찰대장과 전 대장과 인연을 맺고 있는 전윤선 고을식품 대표, 이상돈 원장이 기증했다. 현재는 윤종기 인천경찰청장이 기증 받은 말까지 포함해 7필로 늘었다. 전 대장은 “기마경찰대 창설 예산이 적게는 수억원에서 많게는 수십억원까지 든다”며 “인천의 경우 말을 기증 받고 승마 경험이 있는 경찰관들이 참여해 예산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기마경찰대는 행사장 질서 유지, 경찰 홍보활동에 주력하면서 장애인이나 학교폭력, 학업 중단 등에 노출된 청소년들을 위한 승마 프로그램 등도 운영할 예정이다.
전 대장은 “말과 함께 교감하고 움직이는 승마는 신체 장애뿐 아니라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등 정서적 문제 해소에도 도움을 준다”며 “창설된 지 얼마 안돼 부족한 점이 많지만 기마경찰대를 통해 시민들이 경찰을 더 가깝고 친밀하게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환직기자 slamhj@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