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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할 오늘] 복제고양이 씨씨(12.22)

입력
2017.12.22 04:40
3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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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인보우'(왼쪽)의 체세포 복제 고양이 'CC'(오른쪽)가 2001년 오늘 태어났다. 텍사스 A&M대학.
'레인보우'(왼쪽)의 체세포 복제 고양이 'CC'(오른쪽)가 2001년 오늘 태어났다. 텍사스 A&M대학.

인류 영생의 꿈이 윤리적 난제들까지 밀쳐내며 가장 빠른 길로 내달려 닿은 곳이 생명 복제다. 과학 인류는 쥐나 토끼처럼 윤리ㆍ정서적 거부감이 상대적으로 덜한 포유동물을 실험 대상으로 삼아 저 꿈을 추구했다.

1996년의 복제 양 ‘돌리’가 첫 결실로 주목 받는 까닭은, 성체의 핵을 복제해서 태어났기 때문이었다. 핵을 제거한 난자에 성체의 젖샘세포 핵을 이식하는 방식으로 탄생해서 가슴 큰 가수 ‘돌리 파튼’의 이름을 얻었다는 ‘돌리’에게 인류가 주목한 것은 하지만 가슴이 아니라 개성이었다. ‘어미’와 동일한 유전자 정보를 가진 클론이 얼마나 어미의 외모나 성격을 닮았을지 과학자들은 주목했다. 하지만 양은 개성의 차이를 가시적으로 판별하는 데 썩 좋은 대상은 아니었다. 돌리는 6년 6개월 만에 폐선종에 걸려 안락사 됐고, 영국 에든버러 왕립박물관 전시실에 박제돼 놓였다.

2001년 12월 22일, 미국 텍사스 A&M대학 연구진에 의해 최초의 복제 고양이 ‘CC(Cloned Cat)’가 태어났다. 대표적 반려동물 중 하나인 고양이 복제는 자연사 하거나 사고로 잃을 수 있는 소중한 존재의 복원이라는 점에서, 윤리적 논란과 죄의식의 장벽을 멀찍이 우회할 수 있었다. 하지만 수많은 애묘인들의 바람과 달리, 어미의 배란 전 난자를 둘러싼 난구세포(체세포) 복제로 태어난, 동일한 유전자 정보를 지닌 ‘CC’는 어미와 색깔부터 달랐다. 어미 ‘레인보우’는 삼색고양이(calico)였지만 CC는 흔히 ‘고등어’라 불리는 얼룩고양이(tabby)였다. 성격도 사뭇 달랐다.

학자들은 털 색깔을 구현하는 유전자는 동일해도 다양한 원인으로 특정 유전자가 활성화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태중에서, 그리고 태어난 뒤의 여러 후생적ㆍ환경적 요인들이 성격 등에 끼치는 영향은 더 컸다. 한마디로 CC는 레인보우와 전혀 다른 고양이였다. 연구비를 댔던 반려동물 클론회사(Genetic Savings and Clone)가 지원을 중단하면서 복제실험도 중단됐다.

실험 교수였던 A&M대 수의과 듀언 크레이머(Duane Kraemer)가 입양한 CC는 2006년 9월 ‘스모키’라는 수컷과 짝을 맺어 3마리 새끼를 낳음으로써 복제고양이의 건강한 번식력을 입증했다. 크레이머는 “CC가 무척 좋은 어미”라고 한 인터뷰에서 자랑했다. 최윤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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