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군비 동향을 추적하는 군사 전문 연구기관 스웨덴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북한의 핵탄두 보유량을 10~20개로 추정했다.
SIPRI는 2일(현지시간) 발표한 연례보고서를 통해 북한이 영변 원자로에서 폐연료봉 재처리 과정을 통해 생산한 플루토늄으로 핵탄두 10~20개를 제조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해 핵무기 제조를 위한 고농축우라늄(HEU)을 제조하고 있다고 공개했지만 그 보유량이나 농축 기술 수준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다.
핵탄두 소형화도 달성한 것으로 평가됐다. 북한은 지난해 9월 핵실험 이후 탄도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는 크기의 핵탄두 개발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다. 이를 뒷받침할 공개된 증거는 없지만 군사 전문가들은 북한이 단ㆍ중거리 탄도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는 소형 핵탄두 제조기술은 보유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보고서는 북한의 미사일 능력도 진전됐다고 언급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은 최소 10가지 이상의 단ㆍ중거리 탄도미사일을 배치했거나 개발 중이며 지난해 미사일 발사 실험을 총 24회 시행해 성공과 실패를 거듭했다. 보고서는 북한이 최근 미국 본토까지 핵탄두를 보낼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에도 열을 올리고 있으며 이 역시 일정한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한편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초 기준으로 미국과 북한 등 세계 9개 핵무기 보유국의 핵탄두 보유량은 총 1만4,935개이며 이 가운데 약 4,150개는 실전 배치돼 있다. 1년 전인 1만5,395개에 비하면 460개가 줄었지만, 미국과 인도ㆍ파키스탄 등은 핵무기고 증대에 나서고 있어 이는 다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보고서를 작성한 섀넌 카일ㆍ한스 크리스텐슨 연구원은 “핵보유국 모두 새로운 핵무기 시스템을 배치했거나 개발 중 혹은 개발 계획을 밝힌 상태”라며 “어느 나라도 가까운 미래에 핵무기를 포기할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설명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2017년 전세계 핵무기 보유 현황 (단위: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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