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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치 아픈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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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치 아픈 중국

입력
2017.02.12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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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지난해 6월 23일 공개한 무수단미사일 발사 모습.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지난해 6월 23일 공개한 무수단미사일 발사 모습.

중국이 북한의 갑작스러운 탄도미사일 시험발사로 골치가 아프게 됐다. 트럼프 미 행정부 출범 3주일 만에 가까스로 관계 정상화의 계기가 마련됐다고 안도하던 차에 부담스러운 북한 문제가 다시 불거졌기 때문이다. 대화 중시 원칙은 유지하되 미국의 ‘중국 책임론’ 공세를 의식해 추가 대북제재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중국 관영 매체들은 12일 북한의 탄도미사일 시험발사 직후 일제히 이를 긴급뉴스로 타전했다. 보도가 다소 지연되는 경우가 많은 휴일인데다 핵실험이 아닌 미사일 시험발사에 대한 신속보도는 극히 이례적이다. 이는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 조짐을 사전에 감지하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이후 상황에 대해서도 적잖이 부담스러워 하고 있음을 짐작하게 한다.

실제 중국은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의 이번 도발을 자국 압박에 활용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그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북한의 핵ㆍ미사일 문제 악화에 대한 중국 책임론과 함께 사실상 중국 측을 겨냥한 ‘세컨더리 보이콧’ 적용 가능성까지 언급했다는 점에서다. 미일 정상회담을 통해 환율ㆍ통상 압력과 남ㆍ동중국해 영유권 분쟁을 수면 위로 끌어올린 트럼프 대통령이 핵심이익 침해를 이유로 중국이 강력 반대해온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의 주한미군 배치에 박차를 가하거나 일본의 군사대국화를 적극 지원하고 나설 수도 있는 것이다.

중국 입장에선 특히 미국과의 갈등 전선이 넓어질 경우 어렵게 조성된 관계 회복 기회를 놓칠 수도 있다. 취임 3주일이 지나서야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국가수석 간 전화통화가 성사됐고, 이 과정에서 ‘하나의 중국’ 원칙에 대한 존중 의사를 확인받았을 뿐만 아니라 정상회담 조기 개최까지 기대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북한 변수가 튀어나오면서 그렇잖아도 불명확한 상황이 다시 안개국면으로 빠져들게 된 것이다.

이 때문에 중국이 북한에 대해 어떤 입장과 태도를 보일지 주목된다. 현 시점에선 원론적인 비판 수준을 넘어 선제적인 추가 대북제재 등으로 트럼프 행정부에게 빌미를 주지 말아야 할 필요성이 크기 때문이다. 오는 11월 시진핑 2기 체제의 안정적인 출범을 위해서도 미국과의 정면충돌은 피해야 한다. 혈맹으로서 북한의 전략적 가치는 여전하더라도 미중관계보다 상위에 놓기는 어려운 것이다.

베이징(北京)의 한 외교소식통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시험발사에 대해 트럼프 행정부가 보이는 반응 수위에 따라 중국의 대북정책도 부침을 겪을 것”이라며 “중국이 대화를 통한 문제 해결과 유엔 차원의 대북제재 원칙을 버리진 않겠지만 적어도 대북 강경론이 확산될 가능성은 커졌다”고 말했다.

베이징=양정대 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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