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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일 업계의 화려한 재기, 트럼프 파워까지 키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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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일 업계의 화려한 재기, 트럼프 파워까지 키운다

입력
2018.01.29 18:26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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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OPECㆍ러시아와 감산 합의

국제 유가 60弗선 넘어서자

2015년 123개 업체 도산 겪었던

‘인동초’ 美 셰일 업계에 부활 신호

美, 에너지 자급률 바탕으로

이란ㆍ러시아 등 제재 수월해져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셰일혁명’을 일궈 낸 미국이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치고 세계 최대 산유국 지위를 놓고 러시아와 겨룰 준비를 하고 있다. 대외에너지 의존도가 낮아지면서 국제사회에서 미국 외교력도 한층 강화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28일 최근 2년 간 사우디 주도로 지속된 저유가 때문에 고전해온 미국 ‘셰일 원유’ 업계가 상승세로 돌아선 국제유가 덕분에 화려한 재기를 노리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셰일 업계 손익분기점은 배럴당 55~60달러 안팎인데, 최근 원유가격이 배럴당 60달러(26일 기준ㆍ배럴당 66달러)를 넘어섰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원유가격 상승에 맞춰 시추 작업에 뛰어드는 업체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셰일 업계의 부활로 미국은 곧 석유수출국기구(OPEC) 최대 산유국 사우디아라비아를 추월할 전망이다. OPEC 회원국은 아니지만 세계 최대 산유국 러시아와 1, 2위 자리를 다툴 것으로 예측된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미국의 하루 산유량이 1,000만 배럴을 넘을 것”이라며 “올해 사우디를 추월하고 러시아와 경쟁하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같은 반전은 연방정부 도움 없이 세일업계가 철저한 시장원리로 경쟁력을 강화시켰기 때문이다. 지난 2년 미국 셰일 업계는 국제 원유시장 통제권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사우디의 저가 공세에 시달렸다. 생산원가가 배럴당 10달러 내외에 불과한 사우디는 미국 셰일업계를 궁지에 몰기 위해 OPEC 회원국 감산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생산원가가 배럴당 50달러대인 셰일 업계의 붕괴를 시도한 것이다. 실제로 2015년 123개 업체가 도산하는 등 미국 셰일업계는 궁지에 몰렸다.

그러나 살아남은 업체들은 끝까지 저항했다. 군소업체끼리 합병해 경비를 절감하거나, 새로운 기술로 생산원가를 배럴당 30~40달러까지 낮춘 기업도 생겨났다. 게다가 미 의회의 원유수출금지 해제 조치로 셰일 원유 해외 수출이 이뤄지면서 숨통을 틔울 수 있었다. 2016년 초 배럴당 26달러까지 내려간 미국 원유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재기의 발판을 잡을 수 있었다.

미국 ‘셰일 업계’가 끈질긴 생명력을 보이면서 사우디도 손을 들었다. 다른 OPEC 회원국 및 러시아와 감산에 합의한 것이다. CNN머니는 “사우디 주도 OPEC의 가격 전쟁으로 미국 업계가 큰 타격을 입었지만 완전히 붕괴하진 않았다”고 평가했다. 비용 절감기술을 개발해 저가 공세를 이겨낸 업체들은 오히려 과거보다 더 단단해졌다고 덧붙였다.

셰일 업계 덕분에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입김도 더욱 강화됐다. 여전히 원유 수출보다 수입이 많지만, 에너지 자급률이 높아졌다. 중동 지역 긴장이 고조되더라도, 유가 충격에 대한 내성도 강해져 미국으로서는 정책적 제약도 덜 받게 됐다.

뉴욕타임스는 “(적성국인) 이란, 러시아, 베네수엘라 등에 경제적 제재를 가하는 것도 쉬워졌다”며 “에너지 강국으로의 도약은 경제적인 것을 뛰어 넘어 워싱턴에 전략적 무기를 제공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신문은 또 셰일원유와 함께 나오는 천연가스의 유럽 수출이 현실화하면, 유럽 지역에 대한 러시아의 에너지 지배력도 약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채지선 기자 letmekno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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