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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세월호 특조위 해체 기로, 정치권이 보고만 있어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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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세월호 특조위 해체 기로, 정치권이 보고만 있어서야

입력
2016.09.04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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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일 끝난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의 3차 청문회는 증인과 참고인 대다수가 불참한 채 진행됐다. 특조위는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와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 39명을 증인으로 채택했으나 대부분 참석하지 않았다. 심지어 해경 관계자는 물론 세월호 1등 항해사와 청해진해운 물류팀장 등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청문회에 앞서 해양수산부는 “세월호특별법에 따라 조사활동 기간이 6월30일 종료됐기 때문에 청문회를 개최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출석을 요구 받은 증인들에게 청문회에 출석하지 말라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한 셈이다. 청문회 장소도 당초 계약금까지 받았던 사학연금회관 쪽이 계약을 취소하는 바람에 급히 물색하느라 애를 먹었다. 특조위 예산마저 끊겨 이석태 위원장이 사비를 들여 청문회 장소를 빌렸다고 한다. 정부와 여권의 방해가 의심되고도 남는다.

그나마 간신히 활동을 이어온 특조위가 머잖아 해체될 위기다. ‘6월 특조위 활동 중단과 보고서 및 백서 작성기간 3개월’이라는 정부 주장에 따르면 특조위는 이달이 지나면 설 자리가 없다. 안 그래도 정부 지원 중단으로 급여가 지급되지 않아 직원들의 이탈이 계속되는 상태다. 하지만 이번 청문회에서 드러났듯 아직 조사해야 할 자료와 증거들이 많이 남아있다. 해경이 승객 생존율을 높이겠다며 실시한 에어포켓 공기 주입 작업이 실제로는 대통령을 의식해 이뤄진 ‘보여주기 쇼’였다는 사실이 해경 주파수공용통신(TRS) 녹취 파일을 통해 드러났다. 전체 100만개가 넘는 TRS 파일 중 정부가 건넨 게 0.7%에 불과해 나머지 교신기록을 분석하면 더 많은 진실을 밝혀낼 수 있다는 게 특조위의 주장이다. 이달 말로 예상했던 세월호 선체 인양도 늦어져 특조위가 사고 당시의 선체도 못 본 채 해체될 수 있는 상황이다.

세월호 특조위 해체를 눈앞에 두고도 정치권은 아무런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여야는 20대 국회 개원을 전후해 특조위 기간 연장 문제를 여러 차례 협상 테이블에 올렸으나 별다른 합의를 이루지 못했다. 추경안 처리 협상에서도 추후 원내대표 간 협의로 결정한다고만 했다. 세월호 참사 유족들은 지난달 17일부터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특조위 활동기간 보장을 촉구하는 단식 농성을 하고 있다. 세월호 진상규명은 누구를 탓하기 위한 게 아니라 다시는 참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원인과 구조과정의 문제점을 밝혀내려는 것이다. 진상이 제대로 규명되도록 특조위의 활동을 보장해 주어야 할 책무를 국회가 짊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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