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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부패 기득권 세력ㆍ특정 언론, 식물정부 만들려는 의도” 불퇴전 각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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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부패 기득권 세력ㆍ특정 언론, 식물정부 만들려는 의도” 불퇴전 각오

입력
2016.08.22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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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병우 지키기 아니다” 선 그어

“의혹들 입증된 것 없지 않나”

禹 국회 출석 증언까지 염두

여론 등진 반격 프레임 효과 의문

“정무적 판단 시스템 마비” 지적도

오늘 을지국무회의 朴 발언 주목

박근혜 대통령이 또 다시 전쟁을 시작했다.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한 사람을 지키려는 것이 아니다. “우 수석 때리기로 박 대통령과 정권을 흔들어, 내년 대선을 앞두고 정치 지형을 바꾸려 하는 세력과의 싸움”이라고 참모들은 설명했다. 청와대가 19일 “이석수 특별감찰관이 우 수석 감찰 내용을 불법 유출하고 의견을 교환해 국기를 흔들었다”고 문제 삼은 ‘특정 언론’ 등이 표적이라고 한다. 문제는 박 대통령이 우 수석을 곁에 두는 한, 이번 싸움의 열쇠인 민심을 얻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림 1박근혜대통령이 2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뒷쪽에 우병우 민정수석. 청와대사진기자단
그림 1박근혜대통령이 2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뒷쪽에 우병우 민정수석. 청와대사진기자단

“언론 등 특정 세력의 식물정부 만들기…타협 없다”

청와대는 우 수석에 대한 특정 언론의 잇단 도덕성 의혹 제기와 이석수 감찰관의 검찰 수사의뢰 등을 근거가 허약한 정치 공세로 보고 있다. 청와대는 검찰이 이 감찰관의 감찰 내용 불법 유출 논란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정치 공세의 전말이 드러날 것이라 기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21일 “정권을 흔들어 현 정권을 ‘식물정부’를 만들려 하는 특정 세력의 정치 개입 시도에 분명한 경종을 울려야 한다는 것이 박 대통령의 확고한 생각”이라며 “우 수석 사퇴 여부는 더 이상 본질이 아니다”고 말했다.

다른 청와대 관계자는 “우 수석에 대한 첫 의혹 보도가 나온 뒤로 일부 언론 등 부패 기득권 세력과 좌파 세력이 우병우 죽이기에 나섰지만, 현재까지 우 수석 의혹에 대해 입증된 것이 없다”고 연합뉴스에 말했다. 우 수석을 사퇴시키는 선에서 이번 사태를 정리하고 넘어가는 것을 박 대통령이 고려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우 수석은 검찰 수사에서 시비가 가려질 때까지 자리를 지킬 가능성이 크다.

여권의 고위 인사도 “청와대가 필요하면 우 수석을 국회에 출석시켜 의혹들을 직접 반박하게 하는 방안도 배제하지 않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우 수석의 ‘결백’을 청와대가 자신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에 “청와대가 특정 언론을 상대로 제로섬의 전쟁을 시작했다”는 얘기가 정치권에서 나왔다.

靑 ‘정무적 판단’실종…민심 등진 전쟁

문제는 청와대가 겨냥한 특정 세력의 의도 여부와 상관 없이, 여론이 우 수석의 사퇴로 기울어져 있다는 것이다. ‘정권 흔들기’라는 청와대의 반격 프레임이 제대로 먹힐지도 미지수다. 여권 관계자는 “청와대가 계속 버티면, 결국 특정 언론이 아닌 민심과 싸우게 된다는 것을 간과하고 있다”며 “박 대통령이 다소 격앙돼 있어 청와대의 정무적 판단 시스템이 작동하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우 수석의 의혹들에 대해 정확하게 전달받지 못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우 수석과 그가 지휘하는 사정ㆍ정보기관들이 우 수석 아들의 병역 특혜 의혹과 가족기업 자금 유용 의혹, 화성 땅 차명 매입 의혹, 이를 둘러싼 민심 등을 축소 보고한 것이 박 대통령이 이번 사태를 ‘정치 공세’라고 단정한 배경일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로선 검찰 수사에서 우 수석의 의혹들이 일부라도 사실로 입증되면, 그를 감싼 청와대는 그야말로 치명상을 입게 된다. 임기 후반기에 접어든 청와대가 ‘우병우 시한폭탄’을 떠안은 셈이다.

박 대통령은 22일 청와대에서 을지국무회의를 주재한다. 박 대통령이 내놓을 언급은 이번 사태의 중대 분수령이 될 것이다. 박 대통령은 우 수석 의혹이 처음 불거진 지난 달 국가안전보장회의를 주재하면서 “소명의 시간까지 의로운 일에 비난을 피해 가지 말고, 고난을 벗 삼아 당당히 소신을 지키라”며 우 수석에게 우회적으로 힘을 실어준 바 있다.

최문선 기자 moon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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