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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러 광대 출몰” 美 넘어 공포 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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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러 광대 출몰” 美 넘어 공포 번진다

입력
2016.10.13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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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ㆍ호주서도 모방 범죄 급속 확산

목격담ㆍ경찰 신고 전화 폭주

핼러윈데이 앞두고 더 극성 전망

혹시 모를 사고 대비 휴교령까지

직업광대들은 “일 끊길 판”

애꿎은 피해에 하소연까지

영국 브루넬 대학교에서 킬러 광대 분장을 한 인물이 전기톱을 들고 있다. 유튜브 캡쳐
영국 브루넬 대학교에서 킬러 광대 분장을 한 인물이 전기톱을 들고 있다. 유튜브 캡쳐

어둡고 인적이 드문 거리에 머리부터 발끝까지 울긋불긋 한 광대 옷을 걸친 남성이 홀로 서있는 모습을 보거나 또는 이유 없이 자신을 계속 따라온다면…. 미국 할로윈데이(10월31일)를 앞두고 미국 일부 주를 중심으로 기승을 부리던 엽기적인 ‘킬러 광대’(Killer clown) 놀이가 유럽과 호주 등으로까지 퍼지면서 전세계인들의 공포심을 자극하고 있다. 광대 변장을 하고 나선 이들 중 일부는 칼이나 도끼 같은 흉기까지 장난을 위한 소품으로 이용하면서 범죄로 연결될 수 있다는 우려에 일부 학교에는 휴교령까지 내려졌다.

12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올해 8월말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에서 킬러 광대가 숲 속으로 어린이들을 납치해간다는 괴담이 처음 유포된 이후 광대 변장을 하고 시민들을 놀래키는 엽기 행각이 켄터키와 테네시, 플로리다 등 미국 전체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달 5일에는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광대 옷을 입고 칼을 든 괴한들이 길거리를 배회하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돼 경찰에 비상이 걸리기도 했다.

엽기적인 킬러 광대 장난은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관련 사진과 동영상이 전파되며 미국을 넘어 영국과 호주 등에서도 모방 행위를 부추기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이달 8일에는 영국 런던의 브루넬 대학교에서 광대 가면을 쓴 남성이 전기 톱으로 학생들을 위협하는 사건이 발생했고, 전날인 7일에는 잉글랜드 북동부의 더럼 지역에서 광대 차림을 하고 칼을 든 남성이 등교하던 어린이 4명을 쫓아가는 모습이 목격돼 경찰이 조사에 나섰다. 영국의 켄트 지방에서는 지난 3일 동안 킬러 광대 관련 신고건수만 60여건에 달했다. 호주의 빅토리아 지역에서도 최근 광대 가면을 쓴 이들이 도끼를 휘두르며 여성에게 접근하다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다.

원래 광대는 미국에서 웃음과 재미를 상징하는 친근한 이미지의 대명사였다. 하지만 1978년 미국의 대표적 연쇄살인범인 존 웨인 게이시가 평소 광대 분장을 하고 봉사활동을 해왔던 사실이 밝혀진 이후 광대는 영화와 소설에서 괴기스런 모습으로 묘사됐다. 킬러 광대 장난의 유행은 괴물과 유령 옷을 입고 축제를 벌이는 할로윈데이가 코 앞으로 다가온 들뜬 분위기 탓도 있지만 시민들의 공포심을 극대화하려는 분명한 의도도 담겨있다는 분석이다. NYT는 “광대 분장을 한 이들이 납치와 살인 행각을 벌이고 있다는 ‘광대 괴담’이 현재 미국 전역에 빠르게 퍼지고 있다”며 “미 앨라배마 주 등 몇 개 주는 혹시 모를 피해에 대비해 일부 학교에 휴교령을 내렸고 경찰들은 할로윈데이에 맞춰 유사 범죄가 증가할 것을 우려해 비상경계에 돌입했다”고 전했다.

영국 BBC방송은 정작 킬러 광대 소동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이들은 직업 광대들이라고 전했다. ‘퍼지 더 크라운’이라는 예명으로 활동하는 미국 뉴저지 출신 여성광대는 “(광대 괴담으로) 나뿐만 아닌 다른 동료들도 전혀 일을 받지 못하고 있다”며 “행사를 하러 광대 옷을 입고 밖으로 나갈 때는 시민들이 나쁜 광대로 오인할까 봐 걱정된다”고 하소연했다. 글로벌 패스트푸드 체인점인 맥도날드는 11일 광대 괴담이 확산되자 마스코트인 광대 캐릭터의 노출을 자제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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