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몸 바꿔 가며… 불로장생 가는 길 열리나

알림

몸 바꿔 가며… 불로장생 가는 길 열리나

입력
2015.02.26 16:31
0 0

佛의사 2년內 전신 이식 수술 계획, 1970년 원숭이 실험 9일간 생존

늙거나 병든 신체를 거듭 바꿔가며 불로장생하는 공상소설이 현실이 될 수 있을까. 이탈리아의 한 신경외과의사가 살아있는 사람의 머리를 다른 이의 몸에 이식하는 ‘전신 이식’ 수술 계획을 발표했다.

25일 가디언에 따르면 이탈리아 신경외과의 세르지오 카나베로는 올 6월 미국 메릴랜드주 아나폴리스에서 열리는 미국 신경ㆍ정형외과의 연례 학회에서 ‘전신 이식’수술 계획을 내놓을 예정이다. 그가 수술에 성공하면 말기암 환자나 신체 마비 장애인의 완치가 가능해진다.

카나베로 박사는 이달 초 전신 이식 수술의 내용과 절차 등을 담은 보고서를 발표하고, 이르면 2년 안에 계획을 실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의료진은 수술 과정에서 두 신체의 목 부위를 각각 절개한 뒤 얇은 관을 이용해 환자 머리와 기부자 신체의 혈관을 잇는다. 이들은 신경 손상을 최소화 하는 방식으로 각 신체의 척수를 절개, 이식 작업을 진행하게 된다.

카나베로 박사는 이식 수술 후 일종의 접착제 역할을 하는 화학물질인 ‘폴리에틸렌 글리콜’을 이용해 뇌와 이식된 신체를 연결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환자는 수주간 혼수 상태에 빠져있다가 의식을 되찾은 후 점차 대화나 감각 능력을 회복하게 된다. 만일 폴리에틸렌 글리콜이 제대로 작용하지 않을 경우에는 다시 줄기세포나 후각초성화세포(OEC)를 척수에 이식 받아야 한다. OEC는 후각 시스템의 신경섬유가 계속해서 재생될 수 있는 경로 역할을 하는 세포로, 지난해 10월 영국의 의료진이 하반신이 마비된 남성의 척수에 OEC를 이식해 움직이게 한 바 있다. 카나베로 박사에 따르면 이미 여러 환자가 이 같은 전신 이식 수술에 자원한 상태다.

전신 이식 시도는 과거에도 있었다. 미국 케이스웨스턴리저브대의 로버트 화이트 박사는 1970년 원숭이 머리를 다른 원숭이 몸에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 이 원숭이는 인공 호흡기를 통해 숨을 쉬며 9일 동안 생존했다. 지난해에는 중국 하얼빈의대 연구진이 쥐를 이용해 전신 이식을 시도해 호흡 및 순환 기능 유지에서 일정부분 성과를 냈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그러나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가장 큰 문제는 척수 신경을 끊었다 다시 연결하는 수술법이 가능할지 의문이고, 성공하더라도 면역계가 버텨낼 수 없다는 것이다. 미국 퍼듀대 신체마비 연구소의 리처드 보겐 소장은 “척수와 뇌를 연결해 지각을 깨우고 신체 운동을 가능케 할 수 있다는 확실한 증거가 없다”고 말했다.

윤리적 논란도 잇따른다. 미국의 생명윤리학자인 페트리샤 스크립코는 “이식을 통해 사람을 살려낸다 해도 그가 누군지 정의 내리는 데는 혼란이 지속될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카나베로 박사의 계획은 최근 과학전문지 ‘뉴사이언티스트’에 실렸다.

신지후기자 hoo@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