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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통령 말대로 ‘세월호 7시간’ 재구성해보니… 허점 곳곳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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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대통령 말대로 ‘세월호 7시간’ 재구성해보니… 허점 곳곳에

입력
2017.01.1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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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참사 당일 중대본 방문한 박근혜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참사 당일인 지난 2014년 4월 16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찾아 세월호참사 상황을 보고 받고 있다. 청와대 제공
세월호참사 당일 중대본 방문한 박근혜 박근혜 대통령이 세월호참사 당일인 지난 2014년 4월 16일 오후 정부서울청사의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찾아 세월호참사 상황을 보고 받고 있다. 청와대 제공

10일 박근혜 대통령 측 탄핵심판 대리인이 밝힌 세월호 참사 당시 7시간 행적에는 청와대가 “모든 의혹이 해소될 것”이라고 장담하던 ‘분(分)’ 단위 기록은 없었다. 청와대가 지난 해 11월 19일 홈페이지를 통해 밝힌 내용과 대동소이(大同小異)했다. 참사 당일 박 대통령과가장 가까운 곳에서 근무한 윤전추 청와대 행정관의 지난 5일 헌법재판소 증언과 이날 대리인 측이 밝힌 내용을 토대로 여전히 미진한 박 대통령의 ‘7시간’을 재구성했다.

2014년 4월 16일. 박 대통령은 평소처럼 기상해 아침 식사를 했지만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오전 8시 30분쯤 호출을 받고 본관에서 관저로 나온 윤 행정관과 자신의 ‘사적인 업무’ 얘기를 한 후 박 대통령은 9시쯤 관저의 집무실로 ‘출근’했다. 얼마 후 박 대통령은 인터폰으로 안보실의 문자 상황전파 내용이 담긴 서면이 도착했다는 보고를 받고 집무실 문 밖에서 윤 행정관으로부터 서면을 전달받았다. 윤 행정관은 “(박 대통령이) 긴 머리를 풀어헤치거나 하진 않아서 단정했다”고 했다. 지난해 11월 대통령 행적을 밝힌 청와대 홈페이지에 따르면 당시 안보실의 문자 상황전파는 세월호 관련 내용으로 전파 시간은 오전 9시 24분이다. 이어 얼마 지나지 않아 안봉근 전 비서관이 대면보고를 위해 급히 관저 집무실로 들어갔다.

하지만 박 대통령 탄핵심판 대리인 측이 밝힌 박 대통령의 참사 당일 첫 행적은 오전 9시53분 외교안보수석의 서면보고다. 안보실로부터 세월호 사고 소식은 10시가 돼서야 처음 서면보고 받았다는 게 대리인 측 설명이다. 안보실의 첫 보고를 받고 박 대통령은 10시 15분, 22분에 김장수 안보실장에게, 30분 해경청장에게 각각 “인원 구조에 최선을 다하라”고 전화 지시했다. 이후 오후 2시 11분까지 박 대통령은 3시간 40분 동안 세월호 관련 보고 11건(서면 8건, 전화 3건)을 받았지만 지시는 없었다.

박 대통령은 여느 날보다 다소 늦은 시간에 집무실이 아닌 다른 방에서 점심 식사를 했다. 윤 행정관은 “(식사 장소에 음식이) 늦게 들어갔고 (박 대통령이) 빨리 나오셔서 걱정했다”고 말했다. 관저 집무실로 다시 들어간 박 대통령은 얼마 후 찾아온 정호성 전 비서관으로부터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대면보고를 받았다.

구조상황 관련 서면 보고를 계속 받던 박 대통령은 오후 2시 11분, 갑자기 김 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정확한 구조 상황을 확인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이 지시에 앞서 안보실이나 다른 비서관실로부터 구조 인원 파악이 잘못됐다는 보고를 받았다는 내용은 없다.

그로부터 39분 뒤인 오후 2시 50분, 박 대통령은 김 실장으로부터 구조 인원의 심각한 오류 및 정정 보고를 받았다. 그제서야 피해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한 박 대통령은 7분 뒤 다시 김 실장에게 전화를 걸어 혼선을 질책한 후 비서관에게 중앙재난대책본부 방문 준비를 지시했다. 오후 3시 35분 박 대통령은 관저로 들어온 미용사 정송주씨로부터 20분간 머리 손질을 받았다. 머리 손질이 진행되는 동안 박 대통령은 42분과 45분에 각각 외교안보수석실, 사회안전비서관실의 서면보고를 받았다.

그 후 박 대통령은 오후 4시 30분 경호실로부터 중대본 방문 준비 완료 보고를, 오후 5시 11분 사회안전비서관실의 서면보고를 받고 중대본으로 이동했다. 각각의 보고를 전후한 45분, 41분이 여전히 공백으로 남아 있다.

조원일 기자 callme1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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