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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다 없어질라'…지원자 없는 '위기의 총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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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다 없어질라'…지원자 없는 '위기의 총학'

입력
2015.03.15 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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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大 후보 없거나 超고학번끼리 경쟁

"힘만 들고 스펙 도움 안 돼"

새 학기를 맞아 많은 대학에서 총학생회 선거가 한창이지만 후보자가 아예 없거나 '초(超)고학번'끼리 경쟁하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

총학생회 활동이 고된 것에 비하면 이른바 '스펙'에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인식이 퍼지면서 학생들이 총학생회 참여를 꺼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5일 대학가에 따르면 서울대 총학생회 재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2∼8일 제57대 총학생회장 예비후보 신청을 받은 결과 2명이 등록했다고 밝혔다.

눈에 띄는 것은 15학번이 신입생으로 들어온 상황에서 후보 2명은 2003년과 2004년에 각각 입학한 '30대'라는 점이다.

서울대 총학생회는 전임 회장이 작년 9월 학사경고 누적으로 학교에서 제명돼 조기 사퇴한 이후 6개월가량 단과대학생회장연석회의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됐다.

작년 11월 신임 회장단 선거를 했지만, 사흘간의 연장투표에도 투표율 미달로 무산됐다.

이에 따라 이달 재선거가 치러지는데 통상 11학번 전후가 주를 이루는 타 대학과 달리 10여년 전 입학한 '고령자'들이 맞붙는 기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총학생회장 선거는 재학생이면 출마할 수 있는 만큼 학번이 문제가 되진 않지만, 고학번만 출마한 것을 두고 학내 일각에서는 "한창 활동할 학번은 학점과 취업 경쟁에 치여 학생회 업무를 맡는 것을 꺼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그나마 후보라도 있는 서울대는 상황이 나은 편이다.

한국외국어대는 작년 11월 중순 진행된 총학생회 후보 등록에 단 한 명도 신청하지 않아 현재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운영 중이다.

오는 17∼19일 후보 재등록을 할 예정이지만, 제대로 될지 미지수다.

외대는 2014년 총학생회 선거에도 후보군이 나서지 않아 선거가 무산됐다가 작년 4월 재선거로 겨우 총학생회를 꾸렸었다.

외대 비대위 관계자는 "2년 연속 총학생회 선거에 아무도 후보 등록을 하지 않아 걱정"이라며 "요즘 취업이 중요해지다 보니 학내 정치에 대한 관심이 점점 없어지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화여대는 작년 말 치러진 총학생회장 선거 당선자가 학점 미달로 학교 측과 자격 시비를 벌이다 지난 1월 제적과 함께 사퇴해 보궐선거를 치르고 있다.

이외에도 총학생회장으로 당선되고도 함께 학생회를 꾸려갈 집행부를 꾸리지 못해 지인을 '섭외'하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서울의 한 사립대 총학생회장은 "학생회 활동을 하면 수업에 제대로 참여하지 못하는 경우도 생겨 학생들은 총학생회를 '힘들고 바쁜 단체의 끝판왕'이라고 부른다"며 "반면 광고동아리 같은 경우는 공모전 출품 등으로 이력 쌓기에 좋아 1년에 신입회원으로 120명이 지원하는 등 대비를 이룬다"고 전했다.

신광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최근의 총학생회가 학내 정책적 이슈를 주도적으로 만들지 못하는데다 학생들의 최대 관심사인 학점과 취업에서도 이점이 없어 학생들이 총학생회 참여를 꺼리는 현상이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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