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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제2공항 후폭풍 거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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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제2공항 후폭풍 거세다

입력
2015.12.06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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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마다 속속 비대위 구성

대부분 고령 "평생 터전 못 떠나"

부동산은 들썩… 묻지마 광고 쏟아져

道, 투기대책본부 설치 등 대응 나서

제주 제2공항 건설 예정지로 서귀포시 성산읍이 확정ㆍ발표된 지 10일이면 한달째를 맞는다. 제주지역 전체적으로 제2공항을 환영하는 분위기이지만 사업 예정지로 포함된 마을주민들은 혼란과 불안감 속에 반대의 목소리를 높여가고 있다. 또 제2공항이라는 호재가 이미 불 붙은 제주 부동산 시장에 기름을 끼얹는 격이 되자 제주도가 투기세력 근절을 위해 칼을 빼 드는 등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

국토교통부가 지난달 10일 제주 제2공항 건설계획을 발표한 이후 사업 예정부지인 서귀포시 성산읍 상당수 마을주민들은 혼란과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다. 공항이 들어설 경우 대대로 살아왔던 고향을 떠날 수밖에 없다는 우려 때문이다. 주민들 상당수가 고령인데다 평생 농사만 짓다 갑자기 다른 직업을 가져야 한다는 점도 불안감을 증폭 시키고 있다.

제2공항 예정지의 70% 넘게 포함된 온평리 이승이 이장은 “주민들이 가장 큰 걱정은 한 평생 살아왔던 터전을 떠나야 한다는 것”이라며 “현재 주민들은 제2공항 건설 계획 자체에 대해 반대하는 입장이며, 앞으로 정부ㆍ제주도와 대화를 통해 문제 해결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온평리 외에도 사업 예정지에 포함된 난산ㆍ신산ㆍ수산리 주민들도 암담하기는 마찬가지다. 활주로에 인접한 이들 마을들은 공항이 건설되면 항공기 소음에 따른 막대한 피해 발생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 때문에 공항 예정지에 포함된 온평, 난산, 신산, 수산1리 등 4개 마을은 이미 제2공항 관련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반대 운동에 나설 준비를 하고 있다.

제주 제2공항 건설예정 부지인 서귀포시 성산읍 상공에서 항공촬영한 공항 예정 부지. 김영헌기자
제주 제2공항 건설예정 부지인 서귀포시 성산읍 상공에서 항공촬영한 공항 예정 부지. 김영헌기자

제2공항 예정지 마을주민들은 이처럼 애를 태우고 있는 반면 부동산 시장에서는 이를 오히려 호재로 이용하고 있다.

제2공항 건설 계획 발표 이후 인터넷을 중심으로 공항 인근 부동산을 활용한 묻지마식 투자광고가 쏟아지면서 이미 과열된 제주지역 부동산 시장이 또다시 들썩이고 있다.

특히 제주도가 부동산 경기 과열 방지와 투기 차단을 위해 제2공항 발표 직후 성산읍 전체를 토지거래 허가구역으로 지정한데 이어 온평리 일대 586만1,000㎡을 개발행위허가제한지역으로 고시했지만 부동산 투기 움직임은 여전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3일 확정된 국토부의 내년도 예산안에 제주 제2공항 기본계획 수립비용은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공사가 예정보다 늦게 착공될 수 있어 섣불리 투기거래에 합류할 경우 자칫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에 따라 도는 부동산 투기대책본부를 설치하고 세무서ㆍ경찰과 공조체계를 구축, 투기적 거래행위를 철저히 조사하고 위반사항에 대해서는 강력히 조치하기로 했다. 또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의 투기성 거래 등 토지거래허가제 위반사항 신고자에게 1건당 50만원씩 포상금을 지급키로 했다. 도는 3개월가량 부동산 거래동향을 살핀 뒤 이상징후가 있다고 판단되면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도 관계자는 “제2공항 예정부지 주민들을 설득하기 위한 최선의 방안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제2공항 건설 계획과 병행해 제주도 차원의 공항주변발전기본계획 수립과정에 주민들을 참여시켜 우선적으로 지역주민들에게 개발 이익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김영헌기자 taml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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