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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여객기 조종사, 사고 당시 밖에서 문 두드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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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여객기 조종사, 사고 당시 밖에서 문 두드려"

입력
2015.03.26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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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수된 블랙박스에 비행기록장치 없어…원인 밝히는데 수 개월 걸릴 수도

AP연합뉴스
AP연합뉴스

독일 저먼윙스 여객기(에어버스 A320)가 지난 24일 프랑스 남부 알프스 산악 지역에 추락하기 직전 조종실 밖으로 나갔던 파일럿이 복귀하지 못했던 사실이 26일 확인됐다. 여객기 추락 원인과 직접적 관련이 있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저먼윙스 여객기 사고를 조사 중인 군 고위 관계자는 이날 뉴욕타임스(NYT)에 “사고기의 조종석 음성녹음장치(CVR)를 조사한 결과 추락 직전 파일럿이 조종실 밖으로 나갔다가 다시 조종석으로 복귀하지 못했다”면서 “파일럿은 잠긴 조종실 문을 열려고 밖에서 여러 차례 문을 두들겼지만 안에서 아무런 응답이 없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파일럿은 처음에는 약하게 문을 두드렸지만 조종실 안에서 문을 열어주지 않자 문을 더 강하게 두드렸고 나중에는 문을 거의 부수려는 듯한 소리가 들렸다”면서 “파일럿이 조종실 밖으로 나간 이유는 알 수 없지만 확실한 것은 조종실 안에는 다른 파일럿 한 명이 남아 있었으며 그가 문을 열지 않았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항공기 위치분석 사이트 플라이트레이더 24에 따르면 기존 항로를 이탈한 여객기는 알프스 산맥을 향해 약 8분 간 추락하면서도 하강 항로를 일관되게 유지했으며 조난 신호도 보내지 않았다. 파일럿이 여객기 기수를 올리거나 비상착륙을 시도하는 등 적절한 대응에도 나서지 않았던 것으로 분석돼 여객기 추락 당시 의식불명이나 사망한 상태였을 것이라는 추측이 그 동안 제기돼왔다.

파일럿이 여러 차례 조종실 문을 두들겼지만 안에 혼자 있던 다른 파일럿이 문을 열어주지 않았던 것으로 이날 확인되면서 당시 조종실 상황을 밝히는 것이 여객기 추락 사고의 원인을 밝히는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조사활동에 참여하는 프랑스 고위 관계자는 “파일럿이 화창한 날씨에 보통 속도로 장시간 하강하면서 관제소와 아무런 연락도 취하지 않은 점은 이상하다”면서 “조종실 기압 하락 등 기체 문제로 조종사들이 산소 부족에 시달렸을 수 있다”고 NYT에 말했다. 실제 2005년 8월 121명이 사망한 그리스 헬리오스 항공기 추락 사고는 기내 기압장치 고장으로 산소 마스크가 작동하지 않아 파일럿들이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게 원인이 됐다.

한편 AP통신은 2001년 미국 9ㆍ11 테러 이후 민항기 조종실에 파일럿 1명만 남아 있는 것을 금지했다는 점을 들어 사고의 원인이 고의적인 ‘자살 비행’일 가능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프랑스 항공조사국(BEA)이 사고 여객기의 파일럿 이름을 공개하지 않고 있어 이러한 의혹을 부채질 하고 있다.

다만 사고의 원인을 밝혀줄 여객기 블랙박스 2개 중 조종석 음성녹음장치는 전날 사고 현장에서 회수했으나 비행기록장치(FDR)는 여전히 발견하지 못한 상태여서 사고 원인이 미궁에 빠질 가능성도 적지 않다. 음성녹음장치도 일부 손상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프랑스 항공조사국은 “음성녹음장치 분석을 계속하고 있고 정확한 정보가 나오는 대로 기자회견을 열겠다”면서도 “사고 경위를 완전히 파악하려면 최소 수 주에서 수 개월은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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