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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눈 없이 태어나 버려진 아기 시추

입력
2016.04.21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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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 되어주세요] 58. 2개월 시추 생명이

2개월 가량 된 시추가 왜 진작 입양을 가지 못했을까 의아했습니다. 사진 속 강아지는 보송보송한 털에 시추 특유의 눌린 귀여운 얼굴이었는데요.

강아지를 구조한 활동가는 사진을 천천히 자세히 봐달라고 얘기했습니다. 선천적으로 안구형성이 되지 않아 양쪽 눈이 없이 태어난 겁니다. 눈이 있어야 할 부분의 털을 파헤쳐보면 보일 듯 말 듯 작은 흰자가 보입니다. 하지만 흰자 속 눈동자는 보이지 않습니다. 선천적인 안구형성부전인 겁니다.

가정 번식업을 통해 태어난 것으로 추정되는 생명이는 상업성이 없다는 이유로 바로 서울 용산구의 한 병원에 버려졌습니다. 2개월 가량을 버텨낸 생명이를 안타깝게 여긴 구조자는 살고 싶어서 버틴 생명이가 기특하기도 하고 오래 살라는 의미에서 생명이라는 이름을 지어주었다고 합니다.

사실 생명이처럼 안구가 없이 태어나는 게 흔한 일은 아닙니다. 예컨대 불독의 경우 태어날 때부터 다리가 휘는 등 품종별 형성 부전증 사례는 있지만 시추에게서 나타나는 품종별 형성 부전 사례는 아니라는 것이죠. 근친교배 때문인지 유전적 질병인지 알 수는 없다고 합니다.

생명이가 살아가는 데는 어려움이 없을까요. 올리브동물병원 박정윤 수의사는 “커가면서 다른 질병이 있는지 확인을 해봐야겠지만 강아지는 시각뿐 아니라 청각, 후각에도 의존을 많이 하기 때문에 다소 불편할 뿐 살아가는 데는 큰 지장은 없다”고 말합니다. 박 수의사는 또 촉감이나 청각으로 소통을 많이 해주고 집안 구조를 바꾸지 않도록 하는 정도의 노력은 필요하다고 조언했습니다.

실제 임시보호 가정에서도 생명이는 박수를 치면 쏜살같이 달려와 안길 정도로 청각이 발달해 있고 사람과 소통하는 방법도 배우고 있다고 합니다.

임시보호 가정이 아닌 하루 빨리 평생 함께 할 가족을 만나 사랑 받으면서 빠르게 적응하면 좋겠다는 게 활동가들의 한 마음입니다.

태어나서 아직 어둠뿐인 세상이 전부인 생명이에게 빛이 되어줄 가족을 기다립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입양문의: 이태원 유기동물 행복찾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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