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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번엔 머리 손질, 박 대통령이 직접‘세월호 7시간’ 밝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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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번엔 머리 손질, 박 대통령이 직접‘세월호 7시간’ 밝혀라

입력
2016.12.07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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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당일 박근혜 대통령이 전담 미용사를 청와대로 불러 머리를 손질한 것으로 확인됐다. 청와대는 일부 언론이 이런 내용을 보도하자 시인했다. 수백 명이 구조되지 않은 상황에서 대통령이 머리 손질에나 신경 쓰고 있었다는 게 도무지 이해되지 않는다. 국가 최고책임자로서 비판을 면할 길이 없다.

한겨레신문은 서울 강남구 청담동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정모씨가 세월호 참사 당일 낮 12시쯤 청와대 연락을 받고 들어가 90분가량 박 대통령 특유의 ‘올림머리’를 했다고 보도했다. SBS는 박 대통령이 이날 오전 머리를 손질했으나 오후에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방문에 앞서 일부러 부스스한 모양으로 머리를 연출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청와대는 “정씨는 오후에 1시간가량 청와대에 머물렀으며 머리 손질에 소요된 시간은 20여분”이라고 밝혔다.

정씨가 강남 미용실에서 연락을 받고 물품을 챙겨 청와대에 도착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한 시간 정도로 추산된다. 청와대 말대로 머리 손질에 20분이 걸렸다 해도 실제 소요된 시간은 한 시간 반가량 되는 셈이다. 1분 1초가 아쉬운 마당에 머리에 신경 쓰느라 그 긴 시간을 허비했다는 얘기다. 청와대가 정씨에게 연락을 한 시간은 박 대통령이 “315명이 구조를 받지 못하고 배 안에 갇혀 있다”는 보고를 받은 뒤였다. 수백 명의 생사가 불투명한데 박 대통령이 한가하게 머리 손질할 생각을 하고 있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청와대의 해명도 곧이곧대로 믿기 어렵다. 청와대는 정씨가 오후 3시20분부터 약 1시간가량 청와대에 머물렀다고 했으나 어제 청문회에서 새누리당 최교일 의원은 3시22분부터 4시37분까지 머문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머리 손질에 걸린 시간이 20분이 아닌 90분이라는 게 더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앞서 청와대는 미용주사 의혹이 불거지자 “참사 당일 관저에 외부인의 출입은 없었다”고 했으나 정씨 출입으로 거짓말로 드러났다. 청와대가 구입한 태반주사와 백옥, 감초주사가 “직원들 건강관리용”이라던 해명도 청와대 의무실장이 지난 5일 국회에서 “대통령에게 사용됐다”고 시인해 거짓임이 밝혀졌다.

청와대는 ‘7시간 의혹’이 제기되면 그때그때 해명만 했지 행적을 명확히 밝힌 적이 없다. 상황을 축소, 왜곡하면서 적당히 넘어가려고만 했다. 이게 더 의혹을 증폭시켰다. 이제라도 박 대통령은 그날 무슨 일을 했는지 국민들에게 직접 소상하게 밝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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