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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타케산 이어… 후지산도 화산활동 조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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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타케산 이어… 후지산도 화산활동 조짐?

입력
2014.09.29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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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현지시간) 일본 나가노(長野)현과 기후(岐阜)현에 걸친 온타케산(御嶽山·3천67m) 정상 분화구에서 화산재가 하얀 기둥을 이루며 치솟고 있다. 7년만의 이날 온타케산 분화로 등산객을 포함 30여명이 골절 등 중상을 당했으며 이중 10여명은 의식불명인 것으로 보도됐다. 화산재가 상공 1km까지 상승했으며, 밤늦게까지 분화가 계속됐다. AP 연합뉴스
27일(현지시간) 일본 나가노(長野)현과 기후(岐阜)현에 걸친 온타케산(御嶽山·3천67m) 정상 분화구에서 화산재가 하얀 기둥을 이루며 치솟고 있다. 7년만의 이날 온타케산 분화로 등산객을 포함 30여명이 골절 등 중상을 당했으며 이중 10여명은 의식불명인 것으로 보도됐다. 화산재가 상공 1km까지 상승했으며, 밤늦게까지 분화가 계속됐다. AP 연합뉴스

일본 나가노현과 기후현에 접해있는 온타케산(御嶽山ㆍ3,067m)의 분화 3일째를 맞아 일본 경찰과 자위대의 구조활동이 29일 본격 시작됐다. 구조대는 산정상 부근 등산길에 남아있는 심폐정지 상태의 27명에 대한 구조활동을 진행 중이다.

온타케산 화산 폭발은 가을철 등산시즌을 맞아 발생, 더욱 피해가 컸다. 산악 전문가는 “폭발이 발생한 27일 오전 11시52분으로, 주말 등산객은 낮12시를 전후해 산정상에 도착, 식사를 하며 휴식을 취하는 경우가 많다”며 “화산 폭발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었던 터라 많은 등산객이 아무런 대비조차 못하고 희생됐다”고 전했다.

이번 분화를 예측하지 못한 데 대한 논란도 제기되고 있다. 일본 화산분화 예지연락회는 28일 온타케산 분화는 땅속의 마그마에 의해 가열된 지하수가 수증기로 변한 뒤 지상에 분출하는 이른바 ‘수증기 폭발’이라고 정리했다. 일본 기상청은 현재도 화산 활동이 지속되고 있고 29일 오전 분연의 높이가 분화구 가장자리 위 300m로 남동쪽으로 흐르고 있어 향후 분화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기상청은 화산 폭발 경계수준을 5단계중 1단계(평상)에서 3단계(입산규제)로 상향발표, 분화 경계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일부 지진 전문가들은 이번 폭발처럼 소규모 수증기 폭발은 사전 예측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하고 있다.

온타케산은 일본 100대 명산중 하나로, 산허리에 편백, 화백나무 등으로 둘러싸인 국유림은 일본 3대 미림(美林)으로 불려 한국 등산객들에게도 높은 인기가 있다. 1979년 처음 분화를 일으켰고 91년, 2007년에도 소규모 수증기 폭발이 있었다.

온타케산은 전국 110개 활화산 가운데 24시간 체제로 관측하는 47개의 상시 관측 화산 중 하나로 지정돼있다. 상시 감시 화산에는 후지산, 하쿠산, 사쿠라지마, 아소산 등이 포함된다. 이번 폭발을 계기로 후지산(3,376m) 폭발 가능성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후지산은 일본의 초등학교에서는 휴화산으로 가르치는 곳도 적지 않다. 하지만 기상청은 여전히 후지산에서 활발한 화산활동이 있는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지난해 일본 산업기술종합연구소는 지난 2,000년간 후지산이 적어도 43차례 분화했다는 추정 자료를 내놓은 적도 있다. 단순 계산을 하면 지금까지 약 50년에 한 차례 간격으로 분화를 했다는 것인데 최근에는 300년 동안 분화를 하지 않은 상태다.

가장 최근 분화는 1707년 12월이었다. 동남경사면에서 발생한 이른바 ‘호에이(寶永)대분화’다. 용암 유출이 없는 분화였지만 대신 대량의 화산석과 화산재를 분출했고 편서풍을 타고 화산재가 일본 동쪽지역을 뒤덮었다. 도쿄에도 2~4㎝ 쌓였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이 분화가 있기 두 달 가까이 앞서 일본 태평양 연안에서 규모 8.6의 대지진이 있었다. 당시 후지산의 분화는 이 지진과 관련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2011년 3ㆍ11 동일본 대지진 때도 곧 후지산이 분화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적잖이 나돌았다.

후지산은 원래 남필리핀해 플레이트(암석판)의 해저화산이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플레이트가 100만년 전에 일본 본섬과 충돌하면서 후지산의 화산활동이 활발해졌고 동시에 하코네야마, 이즈(伊豆)반도 등과 함께 수면 위로 올라와서 지금 모습으로 자리잡은 것으로 추정된다. 일본 본섬의 다른 화산이 점성이 있는 안산암질(安山巖質) 용암인 것에 비해 후지산은 점성이 적은 현무암질인 것도 이 산이 해양화산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증거다.

그런데 후지산은 최근 도로가 가라앉거나 호수의 물이 큰 폭으로 감소하는 등 이변이 발생, 화산폭발의 징조와 연관시키는 보도가 늘고 있다. 일본 언론들은 후지산 폭발시 인접지역인 시즈오카, 야마나시, 가나가와 등 3개현에서만 주민 75만여명이 용암과 화산재 피해를 볼 것으로 보고 있다. 후지산 폭발로 분출되는 화산재가 도쿄, 요코하마 등 수도권 대도시를 덮쳐 1,250만여명이 기관지 이상을 호소할 가능성도 나온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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