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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수출 '자유낙하', 더 이상 방관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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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수출 '자유낙하', 더 이상 방관해선 안 된다

입력
2015.11.01 1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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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한국경제를 지탱해온 수출에 비상이 걸렸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15년 10월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10월 수출액은 434억7,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15.8% 줄어들었다. 올 들어서만 10개월 연속 감소이자 글로벌 금융위기 발생 직후인 2009년 8월(-20.9%) 이래 최대 폭의 수출 감소다. 산업부는 “다음 달에는 감소세가 다소 완화할 전망”이라고 밝혔지만, 그렇다고 수출이 늘어나리란 전망은 아니다. 우리 경제가 역동성을 잃고, 이른바 ‘중진국 함정’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여러 증상 가운데 하나라고 할 만하다.

그 동안 석유파동이나 외환위기, 글로벌금융위기 등의 대외 악재가 떠오를 때마다 우리 수출은 급감했지만, 오래지 않아 바로 반등하는 놀라운 회복력을 보여왔다. 최근의 수출 부진은 양상이 많이 다르다. 수출이 계속 내리막 길을 걷는 데다 특별히 반등할 가능성도 희박하다. 이 때문에 2011년부터 4년 간 이어져 온 연간 무역량 1조 달러도 올해는 달성이 어렵다. 10월까지의 교역량은 8,078억 달러여서, 남은 두 달 동안 2,000억 달러의 무역실적이 필요하지만, 현재의 추세로는 사실상 불가능이다.

품목별로는 무선 통신기기를 제외한 우리의 주력 품목이 대부분 부진했다. 저유가 영향으로 석유제품(-44.9%)과 석유화학(-31.6%) 분야의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선박 분야도 대우조선해양 등 ‘빅3’ 업체의 경영부진이 거듭되면서 67%나 줄었다. 철강이나 가전 섬유분야의 수출 감소 폭도 컸다. 특히 원자재 수입이 29.0%나 감소해 현재의 수출 감소세가 앞으로 더욱 가팔라질지 모른다는 불안을 던지고 있다.

중국 발 악재나 엔화 가치 약세 등 대외 여건만 탓할 일은 아니다. 우리 내부의 구조적 문제에 먼저 눈을 돌려야 한다. 산업구조조정이 지연돼 좀비 기업이 늘어 나고, 특정 산업에 대한 수출 의존도는 더욱 커졌다. 현대경제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30대 수출품목의 경우 2010년 이후 단 3개 품목만 새로 편입됐을 뿐이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우리 연구ㆍ개발(R&D) 투자가 효율적으로 현장에 투입되지 못한 것도 한 요인이다.

이래서는 세계시장에 통용될 신종 품목을 기대할 수 없다. 제조업 분야의 대중(對中) 기술 격차가 급격히 좁아지고 있어 마음이 더욱 급하다. 신기술 개발이나 신성장 동력 발굴과 더불어 기업가 정신이 회복돼야 수출 경쟁력을 끌어올려 10~20년 뒤의 먹거리를 창출할 수 있다. 정부도 가능한 범위내에서 수출 회복을 뒷받침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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