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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전기회 안주는 감독…이청용 “팀에 남을 이유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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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전기회 안주는 감독…이청용 “팀에 남을 이유 없어”

입력
2016.05.01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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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탈 팰리스 이청용이 지난 1월 영국 런던 셀허스트 파크에 열린 첼시와 경기에서 찬스를 놓친 뒤 아쉬워하고 있다. 런던=로이터 연합뉴스
크리스탈 팰리스 이청용이 지난 1월 영국 런던 셀허스트 파크에 열린 첼시와 경기에서 찬스를 놓친 뒤 아쉬워하고 있다. 런던=로이터 연합뉴스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뛰고 있는 이청용(28ㆍ크리스탈 팰리스)과 소속 팀 알렌 파듀(55) 감독이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 가디언 등 영국 언론은 지난 달 30일(한국시간) 이청용이 파듀 감독을 비판했다는 기사를 일제히 보도했다. 공교롭게 보도 직후 열린 EPL 36라운드 뉴캐슬 원정에서 파듀 감독은 이청용을 출전 명단에서 아예 빼버렸다. 갈등의 골이 깊어질 대로 깊어진 모양새다. 이청용이 결장한 크리스탈 팰리스는 뉴캐슬에 0-1로 패했다. 이로써 크리스탈 팰리스는 승점 39점으로 16위에 머물렀다.

이청용은 왜?

이청용은 올 시즌 16경기에 나서 2골(정규리그 1골, 리그 컵 1골)을 기록했다. 선발 7번, 교체 9번이었다. 정규리그 12경기, 리그 컵 3경기, FA컵 1경기를 소화했다. 시즌 초반 주전 경쟁에서 어려움을 겪다가 작년 12월 스토크시티 원정에서 종료직전 환상적인 중거리 슛으로 정규리그 1호 골을 터뜨리며 분위기 반전을 꾀하는 듯 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좀처럼 기회를 못 얻었다.

이청용은 최근 영국에 있는 스포츠전문지의 한국인 통신원과 인터뷰에서 작심한 듯 날을 세웠다. 이에 따르면 이청용과 같은 포지션의 선수가 부상을 당해 주말 경기를 앞두고 이청용이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주전 팀에서 훈련한 적이 있었다.

알렌 파듀 감독
알렌 파듀 감독

하지만 파듀 감독은 경기 당일 부상당했던 선수에게 ‘괜찮은가’하고 묻더니 ‘괜찮다’고 답하자 곧바로 이청용을 선발에서 빼버렸다. 또 한 번은 교체 요원으로 몸을 풀던 이청용이 파듀 감독이 교체카드 3명을 다 쓰자 자리에 들어왔다. 잠시 뒤 파듀 감독이 이청용에게 다시 ‘몸을 풀어라’고 지시해 ‘3명 다 교체되지 않았느냐’고 했더니 그제야 ‘미안하다’고 사과했다는 것이다. 이청용은 ‘경기 중 너무 흥분을 해서 교체카드도 잊어버릴 정도인 것 같다’고 어이없어 했다. 선수가 충분히 굴욕적이라 받아들일 만한 일화들이다. 이적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이청용은 ‘분명히 말하고 싶다. 지금 상황이라면 팀에 남을 이유가 없다’고 작심한 듯 말했다. 이청용과 크리스탈 팰리스의 계약기간은 2018년 여름까지다.

영국 언론들은 이청용의 이런 불만 섞인 발언을 다뤘다. 가디언은 ‘파듀 감독이 소속 선수에게 공격을 당했다. 어리석다(absurd)는 말을 들었다’고 전했다. 팀에 남을 이유가 없다는 이청용의 코멘트도 소개했다.

이적 가능성은?

외국 선수들은 출전 기회가 줄어들면 감독에게 종종 반기를 든다. 언론을 통해 이런 불화가 표면화될 때도 있다.

하지만 한국 선수들이 감독에게 직격탄을 날리는 경우는 흔치 않다. 평소 묵묵하고 진중하던 이청용의 성격을 고려하면 더 뜻밖이다. 이청용은 단순히 실력에서 밀린 게 아니라 납득하기 힘든 이유가 있다고 판단한 듯하다. 이청용의 측근은 “이청용이 평소 겪은 이야기를 한 것뿐이다”며 “이청용 말고도 몇몇 선수들이 같은 생각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르면 파듀 감독은 선발급 선수에만 계속 기회를 주는 스타일이다. 이청용 뿐 아니라 경기를 뛰지 못하는 다른 선수들도 작년 겨울 감독을 찾아가 면담을 하며 이적을 요청했다. 하지만 파듀 감독은 “그럴 순 없다. 기다려 봐라”고 거절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상황은 바뀌지 않았다.

이 측근은 파듀 감독이 전혀 로테이션 시스템을 하지 않아 주전들은 체력이 떨어져 어려움을 호소하고 벤치 멤버들은 경기를 못 뛰어 불만인 분위기가 팀에 팽배하다고 설명했다.

이청용의 이적 가능성에 대해 측근은 “알아보고 있다. 시즌이 끝나면 본격적으로 진행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파듀 감독과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이청용이 올 여름 크리스탈 팰리스를 떠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윤태석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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