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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지는 자소서… 분량 줄고 직무능력 강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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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라지는 자소서… 분량 줄고 직무능력 강조

입력
2016.09.05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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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이 올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에 돌입한 가운데 입사지원서 항목의 변화가 눈에 띈다.

5일 취업포털과 각 기업에 따르면 자기소개서는 외국어 성적, 학점, 대외활동 등 ‘스펙’과 관련한 항목은 줄이고 직무능력을 중심으로 구체화하는 추세다. 글자수는 줄었다.

삼성그룹은 작년부터 ‘직무적합성평가’를 도입했다. 연구개발ㆍ기술ㆍ소프트웨어직군은 이수한 전공수업과 점수 등을 평가하고 영업ㆍ경영지원직군은 직무에세이를 본다. 해당 직무와 관련해 어떤 경험을 했는지 등을 적어내는데 계열사별로 주제가 다르다. 회사 신제품에 대한 의견이나 마케팅 전략 등 아이디어를 요구하기도 한다. 이전과 달리 직무적합성 평가를 통과해야만 삼성직무적성검사(GSAT) 응시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에 허수 지원자는 감소했다.

CJ그룹도 계열사별로 자소서 문항을 차별화하고 직무 맞춤으로 구체화했다. CJ외식업에 맞는 인재상(CJ푸드빌), 광고시장에서 CJ E&M의 경쟁사(CJ E&M 광고상품기획ㆍ영업 직무), 유튜브 채널을 개설했다는 가정하에 구독자를 상승시킬 수 있는 방법(디지털사업 직무) 등을 묻는다.

LG전자는 작년 하반기부터 자소서 문항을 통합하고 글자 수를 줄였다. 이전에는 자신의 열정, 성취 경험, 실패 경험, 성격 등을 각각 1,300자씩 물었지만 현재는 100~500자 혹은 500~1,000자씩 분량이 줄었다. 과거 총 7,8000자에서 2,000자로 감소한 것이다.

GS칼텍스는 지난해 5개였던 자소서 문항을 올해부터 3개로 줄였다. 지난해 1,000자씩 총 5,000자였던 분량도 올해 하반기 900자로 확 줄었다. 문항은 지원이유(300자), 본인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단어와 그 이유(300자), 남들과 차별화되는 본인만의 특별함(300자)이다.

‘신한문예’, ‘신한수필’ 등 긴 분량으로 악명이 높았던 신한은행의 자소서도 ‘총 1만자 이내’에서 올해부터는 3,000자 이내로 간결해졌다. 한 취업포털 관계자는 “과거에는 지원동기, 성장 과정 등 지원자 개인에 관해 물었다면 최근에는 지원자의 지식과 경험이 직무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 구체적인 답을 요구한다”며 “부사나 형용사는 버리고 간단명료하게, 핵심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색적인 문항도 눈에 띈다. 지난 상반기에 이랜드는 즐겨 찾는 인터넷 사이트와 그 이유를, 네이버는 자사 서비스총괄이사와 네이버 서비스에 대해 토론해보고 싶은 주제와 그 이유를 물었다. 서울메트로는 자신이 가장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진을 첨부하고 이유를 설명하라고 했다. LG유플러스는 “본인이 표현할 수 있는 단어 5개를 해시태그 형태로 나열한 후 자신의 성격, 가치관, 성장 과정 등을 기술하라”고 요구했다. ‘본인이 생각하는 행복’을 묻거나(IBK기업은행) 100초 이내의 자기소개 영상 제작하기(러쉬코리아), ‘나는 ○○○○○○이다’ 10글자로 표현하기(MG새마을금고) 등의 항목도 있다.

이런 문항들은 ‘복사본’ 지원서 제출을 막기 위한 장치이기도 하다. 입사 지원이 대부분 온라인으로 이뤄지는데 아직도 지원서 ‘돌려막기’를 하는 지원자들이 많다는 게 기업 설명이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아직도 회사 이름을 잘못 써 제출하는 지원자가 10%는 된다”며 “차별화된 이색 질문으로 구직자의 창의력과 순발력도 보고 묻지 마 지원자도 사전에 걸러낼 수 있다”고 말했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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