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사설] 사드 논의, 국익 고려한 냉철하고 신중한 접근 필요해

알림

[사설] 사드 논의, 국익 고려한 냉철하고 신중한 접근 필요해

입력
2016.01.15 20:00
0 0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기자회견에서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한반도 배치를 언급, 한동안 잠잠했던 논란이 재연하고 있다. 박 대통령의 발언에 이어 미국 정부가 한일 양국과 미사일방어(MD) 체계 강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밝히면서 파장이 커지는 양상이다. 사드 한반도 배치와 관련한 한ㆍ미 협의가 곧 본격화할 것이란 전망도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주한미군의 사드 배치 문제는 북한의 핵ㆍ미사일 위협을 감안해 가며 우리 안보와 국익에 따라 검토해 나갈 것”이라는 박 대통령의 발언은 원칙론 수준이다. 우리 정부의 공식 입장인“미국 측 배치 요청도, 한미간 협의도, 우리의 결정도 없다”는 이른바 ‘3NO’정책에서 벗어났다고는 보기 어렵다. 그런데도 박 대통령이 직접 사드 문제를 공식 거론함으로써 정책 전환을 시사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을 불러 일으켰다.

박 대통령의 언급은 북한 4차 핵실험 이후 중국의 대북 압박을 강하게 요구하는 차원에서 제기된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중국의 협조가 절실하다는 메시지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사드 추진이 중국을 움직일 지렛대가 될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회의적 시각이 많다. 중국 측과 고위급 소통을 통한 협력 체제 구축이 요구되는 안보전략적 차원에서도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 박 대통령 발언 후 중국이 즉각 냉정한 대응을 촉구한 것이 이를 입증한다. 사드가 한반도에 배치되면 중국의 미사일 기지 동향이 24시간 미군 감시체제에 노출된다고 주장해 온 중국으로서는 예민하게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사드 배치는 박 대통령 말대로 철저히 우리 안보와 국익차원에서 결정되는 게 옳다. 미국의 사드 배치 목적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방어보다 중국 감시와 미국 본토 방어, 미 군부와 방산업체 입김이 크다는 게 안보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한반도 전장(戰場) 환경을 고려할 때 사드의 효용성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북한 미사일의 고도와 사거리 특성은 차치하더라도, 북한이 보유한 1,000여기의 미사일과 수백 기에 달하는 이동식 미사일 발사대를 감안하면 몇 개의 사드 포대 배치는 실전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북한이 개발 중인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까지 고려하면 사드는 무용지물이기 십상이다.

사드 배치는 주변국을 자극하고 동북아 정세를 불안정하게 바꿔 놓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중국과의 관계 등 국가의 외교안보전략을 근본적으로 재정립해야 할지도 모른다. 한반도의 운명과 직결된 사안이기에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진정한 국익의 관점에서 냉철히 접근하고 고민해야 할 문제다. 무분별하고 정략적인 논란에 휘말려서는 안 된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