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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포스코 회장 선임’ 의혹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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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포스코 회장 선임’ 의혹 정조준

입력
2017.01.24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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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이 회장서 임원 인사까지

개입 정황 상당 부분 확인한 듯

기술전문가 출신 권오준 회장 발탁

청와대 개입설 등 밝혀질지 주목

박영수(65) 특별검사팀이 23일 김응규(63) 전 포항 스틸러스 사장을 비공개 소환한 것은 최순실(61ㆍ구속기소)씨 입김에 의해 포스코 회장직은 물론, 임원진 인사까지 좌지우지된 정황을 상당 부분 확인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 동안 물밑에서 은밀히 진행하던 ‘내사’를 이제는 ‘공식 수사’로 전환해야 한다고 판단했다는 얘기다.

이번 수사와 관련, 특검이 규명해야 할 최우선 과제는 역시 권오준(67) 포스코 회장 선임 과정을 둘러싼 의혹이다. 2014년 1월 권 회장이 정준양(69) 전 회장의 후임으로 내정되는 과정에 청와대 고위 관계자들이 개입한 흔적은 부지기수다.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이었던 조원동(61) 전 수석은 자신의 옥스포드대 동문이자 청와대-포스코 간 ‘메신저’ 역할을 했던 최명주(61) 포스코건설 부사장에게 “차기 회장은 권오준으로 결정됐다”고 통보했다. 김기춘(78ㆍ구속) 전 대통령 비서실장도 최 부사장을 만나 “포스코 내부 절차에 따라 권 회장 선임이 이뤄진 것처럼 처리하고, (청와대 개입이) 외부에 알려져 뒤탈이 생기지 않도록 하라”고 당부했다. 민간기업인 포스코의 회장 선임은 ‘최고경영자(CEO) 후보추천위원회→이사회→주주총회’의 절차를 거쳐 이뤄지는 것이어서, 청와대가 이에 개입했다면 엄연한 불법이다. 조 전 수석이나 김 전 실장의 직권남용 혐의가 거론되는 이유다.

의혹의 핵심은 포스코 등기이사도 아니었고, 기술전문가 출신으로 경영 일선에는 나서 본 적도 없는 권 회장이 예상을 깨고 전격 발탁된 배경이다. 최씨가 등장하는 것은 바로 이 대목인데, 권 회장 부인인 박충선(64) 대구대 교수가 최씨는 물론, 박근혜 대통령과 친분이 있다는 소문이다. 물론 박 교수와 권 회장은 이를 강력히 부인하고 있다. 소문을 뒷받침하는 구체적인 단서도 현재로선 없는 상태다.

그러나 권 회장 취임 이후 행보에는 ‘최순실의 그림자’가 뚜렷하다. 그가 회장 취임 사흘 만인 2014년 3월 17일 단행한 첫 임원 인사에서 최씨 측근인 김영수(47)씨가 포스코그룹의 광고계열사 포레카의 신임 대표에 오른 게 대표적이다. 포스코는 1년 후 중소 광고업체에 포레카를 매각했는데, 김씨는 포레카 지분을 최씨 측에 넘겨주려 한 ‘광고사 지분 강탈 사건’에 가담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권 회장은 이와 관련, 안종범(58ㆍ구속기소) 당시 청와대 경제수석으로부터 수 차례 연락을 받는 등 진행 상황을 파악했으면서도 아무 반대도 하지 않았다. 최소한 ‘묵인’을 통해서라도 최씨 측에 이권을 챙겨주는 ‘보은’(報恩)을 하려 했다고 볼 만한 정황이다.

포스코 인사와 관련한 최씨의 ‘전횡’은 광범위했던 것으로 보인다. 안 전 수석의 청와대 업무수첩에는 포스코 전ㆍ현직 임원들의 이름이 대거 등장하는데, 이는 그가 박근혜 대통령의 말씀을 기록해 두는 수첩 뒷부분에 ‘VIP’라는 단어와 함께 적혀 있다. 최씨로부터 포스코 임원 인사 관련 사항을 전달받은 박 대통령이 직접, 또는 ‘문고리 3인방’(이재만 정호성 안봉근 전 비서관) 등을 통해 안 전 수석에게 해당 사항을 지시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실제로 복수의 전ㆍ현직 포스코 관계자들은 “포스코 임원 인사 때 안 전 수석이 구체적인 지시를 권 회장에게 내렸고, 권 회장은 ‘윗동네 지시’라면서 그대로 따랐다”고 증언하고 있다. 이러한 정황상 “포스코 관련 수사에서도 특검의 칼이 결국 박 대통령을 향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정우 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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