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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클팀 기자

등록 : 2018.03.05 08:09
수정 : 2018.05.30 12:21

[강상구 변호사의 강변오토칼럼] 자동차 자가정비, 어디까지 할 수 있을까

등록 : 2018.03.05 08:09
수정 : 2018.05.30 12:21

강상구 변호사가 자신의 차량을 직접 손질하고 있다.

국내 자동차 등록 대수는 지난해 말 기준 2,200만대를 넘어 인구 2.3명당 자동차 1대를 보유하는 시대에 접어들었다.자동차 보급이 확대됨에 따라 자동차의 유지·보수 비용을 낮추기 위한 수요도 함께 늘어나는 추세이고, 이와 동시에 자동차를 이용해 다양한 취미와 여가생활을 즐기려는 수요도 늘어나고 있다.

그 흐름은 세차와 디테일링과 같은 자동차의 내·외장을 가꾸는 것에서부터, 블랙박스나 오디오 등과 같은 각종 전장품에 대한 D.I.Y.를 거쳐, 엔진이나 변속기, 브레이크 패드 등 각종 기계장치들에 대한 자가정비 쪽으로 이동하는 추세이다.

과거에는 셀프세차, 셀프정비 수요가 비용을 절약하려는 경제적인 동기에서 비롯되었다면, 최근에는 이를 넘어 자신의 자동차를 직접 닦고, 조이고, 기름칠하면서 내 차를 보다 깊이 있게 이해하고 자동차와 교감하려는 욕구에서 비롯된 경우도 많다는 점에서 앞으로 자가정비 수요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인터넷쇼핑몰이나 해외직구 등을 통해 자동차 정비에 필요한 각종 공구나 소모품을 어렵지 않게 구입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인터넷 검색을 통해 제조사에서 작성한 정비매뉴얼까지도 찾아볼 수 있게 되어 자가정비의 문턱도 많이 낮아졌다.

그런데 자동차사용자가 자동차를 정비하는 경우, 법에 그 범위와 한계가 명확히 정해져 있다는 점은 유의하여야 한다(자동차관리법 제36조, 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 제62조, 별표9).

즉, 자가정비는 각종 오일류의 보충 및 교환, 브레이크 패드·라이닝의 교환 등 비교적 간단한 작업만이 가능하고, “차고 및 기계·기구를 갖추고 자동차정비에 관한 자격증을 갖춘” 경우 실린더헤드 및 타이밍벨트의 점검·정비, 휠얼라인먼트 조정, 조향핸들의 점검·정비 등의 작업이 가능하다.

따라서 자동차의 소유자라 하더라도 이러한 범위를 넘어서는 작업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지 않으며 예외적으로 “자동차정비시설등”을 갖춘 경우에는 모든 정비가 가능한데, “자동차정비시설등”에는 차고나 기계·기구뿐만 아니라 2인 이상의 정비자격소지자가 있어야 하는 등 정비소를 직접 운영하는 수준이 되어야 하므로 일반인이 이 기준을 충족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처럼 자동차관리법에서 자가정비가 가능한 범위를 명시하고 있는 것은, 도로에서 운행되는 자동차의 정비가 불량할 경우 사고로 직결될 위험이 매우 크고, 이는 곧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에 대한 위험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가정비를 할 때는 제조업체의 정비매뉴얼을 충분히 숙지하여야 하고, 자가정비에 익숙하지 않다면 셀프정비소 등을 찾아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자동차제조사의 정비매뉴얼은 인터넷 검색으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는데, 영문이라 하더라도 대부분 쉬운 영어로 작성돼 있고 그림 설명도 함께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반드시 정비매뉴얼을 확인하여 정비 순서나 방법, 규정토크값 등을 사전에 숙지하고 정비에 임해야 한다. 최근에는 기업이나 지방자치단체에서 자가정비교실을 운영하기도 하므로 이러한 기회를 통해 자가정비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습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뿐만 아니라, 자가정비를 할 경우 폐유나 폐부동액, 폐배터리와 같은 폐기물을 적법하게 처리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폐유나 폐부동액은 지정폐기물로서 환경에 유해한 물질이므로 판매자나 지정된 폐기물처리업체에 처리를 의뢰하거나 사정이 여의치 않다면 가까운 정비소에 의뢰하는 등 적법한 방법으로 처리하여야 한다. 폐배터리의 경우 온라인 판매업체에서 회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고물상 등에서 무게에 따라 1만원 내외의 금액을 받고 되팔 수도 있다.

국내의 정비공임 수준을 고려하면 자가정비의 경제적 이익은 그리 크지 않다고 볼 수도 있지만, 자가정비는 내 차를 직접 정비하는 보람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고 차의 문제점을 조기에 파악하여 예방정비가 가능하다는 점에서도 매력을 찾을 수 있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정비매뉴얼을 숙지하고 법이 정한 테두리 내에서 정비가 이루어질 것이 전제되어야 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자칫 자신과 타인을 큰 위험에 빠뜨릴 수도 있다는 점은 항상 명심하여야 한다.

법무법인 제하 변호사 강상구

 

* 강상구 변호사: 서울대학교 법과대학을 졸업하고 사법연수원 수료 후 법무법인(유한) 태평양을거쳐 현재 법무법인 제하의 구성원 변호사로 활동 중이다. 자동차 관련 다수의 기업자문 및 소송과 자동차부품 기업 로버트보쉬코리아에서의 파견 근무 경험 등을 통해 축적한 자동차 산업에 관한 폭넓은 법률실무 경험과, 자동차정비기능사 자격을 취득하면서 얻게 된 자동차에 대한 기술적 지식을 바탕으로 [강변오토칼럼]을 통해 자동차에 관한 법률문제 및 사회적 이슈들에 대한 분석과 법률 해석 등을 제시하고 있다.

한국일보 모클팀 - 강상구 객원기자(법부법인 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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