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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빈 기자

등록 : 2017.08.29 17:07
수정 : 2017.08.29 23:10

방향만 틀면 괌… 북한, 실전 같은 미사일 도발

탄도미사일 日 상공 첫 통과 2700km 비행

등록 : 2017.08.29 17:07
수정 : 2017.08.29 23:10

예전 고각 발사와 달리 정상각도로 쏴

美日 동시 겨냥해 국제사회에 찬물

韓美의 거듭된 대화 노력 걷어차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이 '선군절'을 맞이해 북한군 특수부대의 백령도와 대연평도 점령을 위한 가상훈련을 참관했다고 노동신문이 26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이 국제사회의 대화 유도 분위기와 협상에 대한 기대를 깨고 또다시 허를 찌르는 도발을 감행했다.

일본 상공을 넘어 북태평양 해상에 떨어진 북한의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은 방향만 틀면 거의 괌까지 도달할 수 있는 위력을 과시했다. 괌을 타격하겠다는 북한이 방향을 틀어 미국과 일본을 동시에 겨냥한 셈이다. 북한은 또 미사일 발사각도를 최대한 끌어올렸던 이전의 고각 시험발사와 달리 정상각도로 쏘면서 국제사회의 의표를 찔렀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29일 오전 5시57분쯤 평양시 북쪽 순안 일대에서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 괌 타격에 동원하겠다고 공언했던 IRBM ‘화성-12형’으로 추정되는 미사일은 최대 고도 550여km로 약 2,700km를 날았으며 일본 열도 상공을 지나 북태평양 해상에 떨어졌다. 합참은 이 미사일이 29분 간 비행했다고 밝혔지만 일본측 발표에 따르면 약 15분간 비행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이날 도발은 기존의 도발 문법을 모두 뒤집는 파격이며 충격이었다. 우선 탄도미사일이라는 무기를 처음으로 일본 상공으로 날려보내 일본 열도를 패닉에 빠뜨렸다. 북한은 앞서 1998년8월 대포동1호와 2009년4월 은하2호를 일본 상공을 통해 발사한 적이 있지만 매번 인공위성 운반체라고 주장했다.

북한은 또한 정상각도로 미사일을 발사함으로써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기술의 마지막 관문인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실전과 유사한 환경에서 시험하는 과감한 선택을 했다. 이날 일본 상공을 넘어간 미사일은 김정은 정권 들어 북한이 정상각도로 발사한 탄도미사일 중 가장 멀리 날아간 것이기도 하다. 노재천 합참 공보실장은 “북의 도발은 미 증원기지(괌) 타격 능력을 과시함과 동시에 유리한 전략적 여건 조성 등의 목적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특히 북한은 한미의 거듭된 도발 자체 촉구와 대화 유도를 단번에 걷어차버린 셈이 됐다. 한미는 북한 도발 직전까지 ‘도발 자제’를 애써 긍정적으로 평가해 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2일 “김정은이 미국을 존중하기 시작했다”며 적극적으로 유화 제스처를 취했으며 우리 정부도 국면 전환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 도발 불과 하루 전인 28일 에드 로이스 미국 하원 외무위원장 일행을 접견한 자리에서 “북한 핵의 완전한 폐기는 제재와 압박, 궁극적으로는 대화로 해결되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로써 북한을 대화와 협상의 장으로 유인하려던 국제사회의 노력은 허사가 됐으며 한미일이 공동으로 초강경대응 방침으로 밝히면서 한반도 정세가 다시 급격히 얼어붙고 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이날 전화 통화에서 “도발을 중단할 경우 다른 기회가 가능하다고 공개적으로 밝혀왔음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또 도발에 나선 데 대해 깊은 실망감을 표하고 북한을 강력히 규탄했다”고 외교부가 전했다. 미국을 방문 중인 임성남 외교부 1차관과 이날 출국한 송영무 국방부 장관 또한 미국 측과 추가적인 대응조치를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i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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